2022년 설연휴는 책과 함께 '집콕'.. 마음을 살찌워요

김용출 2022. 1. 29.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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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국립중앙도서관 추천 도서는..
올 설 연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거동이 쉽지 않을 모양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홀로 긴 휴식을 가질 테니 그동안 미뤄두었던 책들을 찾는 것도 시간을 보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편히 앉거나 기대어 독서를 하는 동안 지친 우리 몸은 쉴 수 있고 마음에는 양식이 쌓인다. 교보문고와 국립중앙도서관의 도움을 받아 이번 연휴 읽어볼 만한 책들을 정리했다.
 
#인문·사회 서적으로 소양 기르기

차분하게 인문 서적과 함께 하는 건 어떨까. ‘일상 감각 연구소’(어크로스)는 영국 옥스퍼드대 통합감각연구소 소장인 찰스 스펜스가 일상에 숨어 있는 작은 요소들의 의미를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광고 속 아날로그 시계가 언제나 10시10분을 가리키는 이유부터 커피머신에서 나는 소음의 크기가 커피맛에 미치는 영향 등을 소개한다.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이 무료하다면 ‘숲속의 자본주의자’(박혜윤, 다산초당)와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사샤 세이건, 문학동네)를 통해 잠시나마 삶을 환기해 보자. 일간지 기자 생활을 하다 은퇴 후 미국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한 저자는 자본주의에 대한 통찰을 담아낸다. 이동식 조립 주택에서 인터넷도 없이 사는 저자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전원생활의 낭만은 사라지지만, 스스로가 선택한 삶에서 또 다른 만족을 찾게 된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딸 사샤 세이건의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는 탄생과 성장, 죽음과 같은 인간 생애 주기의 사건들을 과학과 종교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사회 분야에선 초유의 감염병 사태 속에 도시의 역사와 변화를 다룬 책도 짚어볼 만하다. 영국의 역사학자 벤 윌슨이 쓴 ‘메트로폴리스’(매일경제신문사)는 기원전 4000년 이라크 남부의 거대 도시 우르크에서 시작해 나이지리아의 라고스까지 시공간을 뛰어넘어 도시 문명의 역사를 소개한다. 이들 도시의 흥망성쇠에는 오늘날의 도시에 주는 교훈이 있다.

‘넥스트 그린 레볼루션’(조원경, 페이지2북스)은 탄소제로가 도시의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길임을 강조한다. 책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울산의 탄소제로 비전을 제시한다. ‘있지만 없는 아이들’(은유, 창비)은 국내 2만여명으로 추산되는 미등록 이주아동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다.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이들도 하나의 소중한 인격체란 사실을 주지시킨다.

#자연과학을 탐구하고 취미 찾기

자연과 과학을 다룬 책을 집어들고 탐구의 기회를 갖는 것도 좋겠다. 스페인 소설가 후안 호세 미야스와 고생물학자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의 유쾌하고 지적인 인간 진화 이야기인 ‘루시의 발자국’(틈새책방)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다. 이들은 우리가 왜 사피엔스와 고인류에 호기심을 느끼는지 노련하게 엮어낸다.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한 지혜를 담은 ‘지속가능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홀리 터펜, 한스미디어)는 탄소발자국 줄이기, 플라스틱 없이 여행하기 등을 소개했다. 전기이자 과학적 모험담인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룰루 밀러, 곰출판)는 과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이 세계를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평소 관심 있던 취미 관련 서적이나 에세이를 읽는 시간은 연휴를 더욱 여유롭게 만든다. 취미 분야에서는 지난해 ‘반려식물’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관심을 받은 원예 관련 책들이 눈길을 끈다. 체코를 대표하는 작가 카렐 차페크의 정원 에세이 ‘정원가의 열두달’(펜연필독약)은 1929년 첫 출판 이후 거의 100년이 지났는데도 정원 애호가들 사이에서 오늘의 책으로 읽히는 독보적인 고전이다.

일본 도쿄 인기 식물전문점 ‘그린 인테리어’ 운영자들이 쓴 ‘그 자리에 식물 하나 있는 것만으로’(즐거운상상)는 집콕 생활 가운데 힐링과 소생의 봄을 준비하기 적합한 책이다.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에세이 ‘빅터 프랭클-어느 책에도 쓴 적 없는 삶에 대한 마지막 대답’(빅터 프랭클, 특별한서재)과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밀라논나 이야기’(장명숙, 김영사)는 작가의 경험과 지혜, 소신이 고스란히 전해져 여운을 남긴다.

#편하게 소설 속 세계에 빠져들기

큰 고민 없이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건 역시 소설이다. 이제는 스테디셀러를 향해 가고 있는 김호연 작가의 장편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은 청파동 골목 모퉁이에 자리 잡은 작은 편의점을 배경으로, 우리 이웃들의 삶 속에 담긴 희로애락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소설이다. 지난해 말 예스24 독자들이 뽑은 ‘2021년 올해의 책’에 선정된 이후 더욱 입소문을 타고 있다. 황보름 작가의 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클레이하우스) 역시 서울 휴남동에 자리한 서점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뿜어내는 삶의 풍성한 모습에 작은 위로를 받을지도.

SF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경희 작가의 첫 소설집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다산책방)를 집어들 만하다. 2020년 ‘테세우스의 배’로 SF어워드 장편부문 대상을 받은 작가의 단편·중편 여섯 편을 묶은 책으로, 씁쓸한 현실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밀리언셀러 ‘덕혜옹주’의 작가 권비영의 장편 ‘하란사’(특별한서재)는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가 좋아할 만한 책이다. 최초의 여성 유학생으로 계몽운동을 벌인 독립운동가 하란사 이야기를 담았다. 어린이 청소년 독자라면, 코끼리무리에서 자라난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긴긴밤을 함께 바다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루리 작가의 어린이 소설 ‘긴긴밤’(문학동네)을 볼 만하다.

코로나19로 가로막힌 해외여행의 기분을 외국 소설을 통해 대리 만족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허수아비 일기’(지나북스)를 펴면 대서양의 아름다운 카나리아섬에 있는 작고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에 보금자리를 잡은 ‘싼마오’와 ‘호세’의 유쾌한 신혼생활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 것들’(잔)에는 노르웨이의 작은 섬에 사는 한 가구의 3대에 걸쳐 이어지는 치열한 삶을 담백한 수채화처럼 담겨 있다.

조성민·권구성·김용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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