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열린 '독서의 밤'

모니카 박 2022. 1. 28.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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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사랑하자! 다시 사랑하자!"

프랑스와 해외에서 열린 '제6회 독서의 밤'

독서의 즐거움과 중요성 다 함께 나눠


프랑스 문화부(Ministère de la Culture) 산하 국립도서센터(Centre National du Livre)가 주최하고 올해 제6회째를 맞이하는 '독서의 밤(Nuits de la Lecture)' 행사가 1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에 걸쳐 프랑스 전역과 해외에서 개최됐다.



◆도서관에 붙어있는 '제6회 독서의 밤' 공식 포스터 ©모니카 박


프랑스 국립도서센터(Centre National du Livre)는 1946년에 설립된 문화부 산하 공공 행정 기관이다. 작가, 번역가, 출판사 직원, 서점 직원, 사서, 문학 행사 주최자 등 책과 관련된 모든 이들과 동행하며,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독서를 장려하는 공공 정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전국 문학 행사인 겨울의 ‘독서의 밤(Nuits de la Lecture)’과 여름의 ‘책으로 떠나자(Partir en Livre)’는 모든 사람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한다.


이번 독서의 밤 행사를 기념해 로즐린 바슐로(Roselyne Bachelot)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독서를 '위대한 국가적 대의(Grande cause nationale)'라고 선언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의 삶에서 책과 독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도서관, 서점뿐만 아니라 박물관, 극장, 학교, 대학, 교도소, 의료기관, 문화 시설 등에서 4일 동안 모든 시민들을 독서의 밤 행사에 초대했다. 책을 읽는 즐거움과 중요성에 대해 다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다.


문화부가 2017년에 창설한 독서의 밤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올해는 전 세계 5,754곳, 프랑스 2,700여 곳, 일드프랑스(Ile-de-France) 435곳에서 독서의 밤 행사가 개최됐다.



◆프랑스 전역과 해외 곳곳에서 제6회 독서의 밤 행사가 열렸다. 숫자는 행사가 열린 곳을 의미하며, 홈페이지에서 행사장 정보를 알 수 있다. ©프랑스 문화부 독서의 밤 공식 홈페이지


필자는 1월 22일 토요일 저녁(현지 시각), 독서의 밤 행사에 동참하기 위해 롱샴 미디어 도서관(Mediatheque Longchamp)을 찾았다. 이곳에서 열리는 아동극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는데 <오 레 파뜨(Haut les Pattes)>라는 책을 소개하며 책 내용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연극으로 재미있게 구현했다.


팬데믹 상황인데다가 저녁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약 13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부모와 함께 이곳을 찾은 만 3세~만 6세 정도 되는 아이들 약 70명 정도가 아동극을 관람했다.


아이들은 무대 앞에 깔아둔 매트 위에 편안하게 앉았다. 첫 장면에서 무서운 탈을 쓰고 나타난 여우를 보자, 만 3세 정도 되는 아이 한 명이 울기 시작하더니 다른 아이들도 덩달아 울어 극장 안이 한바탕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여우가 곧 사라지고 그 후로 재미있는 장면이 계속 연출되자 아이들은 언제 울었냐는듯이 시종일관 깔깔대며 연극을 신나게 관람했다. 

연극을 보러 온 엘리즈 씨는 저녁을 먹고 아이 둘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도서관이 집 근처에 있어서 저녁이지만 쉽게 올 수 있었고,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재미있는 연극을 보여주기 위해 도서관에 왔다고 말했다.



◆<오 레 파뜨(Haut les Pattes)>라는 동화책을 바탕으로 한 아동극 ©모니카 박


만 7세~만 10세 가량 되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도서관의 다른 장소에서 진행 중이었다. 성인들을 위한 독서 교육 프로그램도 열리고 있었다.



◆서부극 컨셉으로 도서관을 꾸며놓았다. 사서들도 카우보이 복장을 착용하고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모니카 박



◆도서관에서 성인들을 위한 독서 교육이 진행 중이다. ©모니카 박



◆저녁 늦은 시간까지 독서의 밤 행사는 계속됐다. ©모니카 박


프랑스는 작년 세 차례에 걸친 봉쇄령 기간 동안 도서관과 서점만큼은 문을 열 수 있게 필수 기관으로 지정해달라는 시민들의 빗발친 요청이 있었다. 그래서 식료품점이나 약국처럼 서점도 문을 열어 시민들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외부 활동이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책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힘든 시기에 우리는 책을 통해 정신적 허기를 채울 수 있다. 제6회 독서의 밤 행사 공식 캐치프레이즈가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항상 사랑하자, 다시 사랑하자(Aimons toujours, Aimons encore)’였다. 독서는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우리 삶에서 영원히 사랑할 수밖에 없다.


프랑스 뇌이쉬르센 = 모니카 박 글로벌 리포터 gooddaypsy@gmail.com


■ 필자 소개

전 국제기구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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