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 참수리의 '500일간의 북미 일주'

이나라 2022. 1. 2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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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부터 약 1년 5개월간 참수리 한 마리가 북미 지역 곳곳에 출현겨울 철새 참수리의 주 서식지는 동북아시아 지역고향을 떠나 북미에서 발견된 참수리는 방랑 중인가 여행 중인가2020년 여름부터 2022년 새해를 맞이한 현재까지, 북미 대륙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한 마리의 독수리가 있다.

방랑 참수리의 등장을 집중 보도한 2021년 11월판 스미스소니언 매거진 기사에 따르면, "철새가 극단적인 날씨 변화 등의 이유로 경로를 벗어나게 되면, 길을 잃는 경우가 생긴다"며, "방랑 참수리가 북미 토종 흰머리 독수리(bald eagles)들과 해안선을 따라 날다가 동북아시아로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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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부터 약 1년 5개월간 참수리 한 마리가 북미 지역 곳곳에 출현

겨울 철새 참수리의 주 서식지는 동북아시아 지역

고향을 떠나 북미에서 발견된 참수리는 방랑 중인가 여행 중인가


2020년 여름부터 2022년 새해를 맞이한 현재까지, 북미 대륙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한 마리의 독수리가 있다. 새까만 몸과 대조를 이루는 눈처럼 하얀 날개와 꼬리털. 부리부리한 두 눈 아래 커다랗고 샛노란 부리. 이 새의 정체는 바로 참수리(Steller's sea eagle, 학명: Haliaeetus pelagicus)다.



◆세계 조류 데이터베이스 정보 시스템 eBird.org 홈페이지에 올라온 참수리(Steller's sea eagle)의 모습 ©ebird.org


세계에서 가장 큰 맹금류에 속하는 참수리는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종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 I 급 및 천연기념물 제243-3호로 지정하여 보호 중인 새다. 이 참수리의 주 서식지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러시아 동부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이라고 알려져 있다.



◆매사추세츠주 수산 및 야생동물국(Massachusetts Division of Fisheries and Wildlife) 홈페이지에 올라온 참수리(Steller's sea eagle)의 모습 ©www.mass.gov


이 전대미문 참수리의 북미 일주는 지난 2020년 8월 미국 알래스카(Alaska)주에서 시작됐다. 이 '방랑 참수리'는 그 후로 미국 남부 텍사스(Texas)주에서 발견됐고, 약 1년 3개월이 지난  2021년 11월에는 캐나다 동부 해안에 위치한 노바 스코샤(Nova Scotia)주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이 육중한 노란 부리 신사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12월 20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수산 및 야생동물국(Massachusetts Division of Fisheries and Wildlife) 페이스북은 방랑 참수리가 매사추세츠주 톤턴(Taunton) 강변에서 찍힌 사진을 게재하며 이 외로운 여행가의 건재함을 알렸다.


방랑 참수리는 올해 1월 1일(현지시간) 새해를 맞아 메인(Maine)주로 날아들었다. 이 새의 일거수일투족은 연일 소셜미디어와 지역 신문 기사에 오르내리며 학계를 넘어 대중의 관심을 받는 중이다.


특히, 메인주의 환경 및 야생동물 보호 기관인 메인 어듀번(Maine Audubon)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 방랑 참수리가 '내일' 출몰할 만한 곳을 소개하며, 많은 사람의 방문으로 우리의 외로운 여행가가 깜짝 놀라지 않도록 촬영 및 주차 지침을 안내하기도 했다.



◆방랑 참수리의 여행 경로 ©이나라


우리의 질문은 이제 '왜'로 이어진다. 방랑 참수리는 왜 '방랑 중'인가? 참수리가 겨울 철새이긴 하나, 고향에서 최소 7,500킬로미터 떨어진 미국 알래스카에서 발견되기란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방랑 참수리의 등장을 집중 보도한 2021년 11월판 스미스소니언 매거진 기사에 따르면, "철새가 극단적인 날씨 변화 등의 이유로 경로를 벗어나게 되면, 길을 잃는 경우가 생긴다"며, "방랑 참수리가 북미 토종 흰머리 독수리(bald eagles)들과 해안선을 따라 날다가 동북아시아로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기도 했다.


약 1년 5개월, 500일간 이어지는 방랑 참수리의 북미 일주. 이 고독한 참수리가 정말 길을 잃어버린 미아인지 아니면 넓은 바다가 보고 싶어 떠도는 방랑객인지, 아직 우리가 알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 새가 언젠가는 짝을 찾아 정착을 할 수 있기를, 방랑 참수리를 향한 우리의 따뜻한 응원이 닿기를 바라본다.


미국 콜로라도 = 이나라 글로벌 리포터 liebluna7@gmail.com 


■ 필자 소개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연구원

덴버 커뮤니티 칼리지 겸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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