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우의시네마트랩] 역사 소재 영화·드라마

2022. 1. 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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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다룬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 등은 고증 오류나 역사왜곡 논란이 이는 경우가 있다.

이전에는 영화 '나랏말싸미'(2018)가 역사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아울러 이런 논란의 특징은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의 상영시간과 관련이 있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1, 2회를 본 반응이 전체 시리즈의 전개와 시청률에 영향을 끼치고, 평론은 개별 에피소드에 대해 논의하는 경우가 많고 전체 시리즈가 끝난 다음에는 너무 늦게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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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다룬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 등은 고증 오류나 역사왜곡 논란이 이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이들 장르가 대체로 작가의 상상력과 해석으로 채워 넣어야 할 허구이기에 크게 문제 삼지 않는 이들도 있다.

작품의 내용과 전개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의 힘은 크게 국가권력, 자본권력, 그리고 대중권력으로 나눠볼 수 있다. 오랫동안 한국 영화의 표현 범위를 제한해 왔던 국가권력의 폭압적인 검열은 1996년에 위헌으로 판정되어서 심의로 바뀌었고 그 이후로 한국 영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작품의 흥행이나 시청률을 중시하는 자본권력은 작품의 이야기나 캐스팅, 전개 방식에 개입한다. 대중권력은 항상 작품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이 보기에 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하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어떤 작품에 대한 평가와 비판은 기본적으로 그 작품을 다 본 다음에 해야 한다는 것이 일종의 상식이지만 그 작품을 보지도 않고 작품에 대한 판정과 평가가 이미 내려져서 작품의 흥행과 수용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텔레비전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2회만 방영되고 폐지되었고, ‘설강화’는 곧 종영될 예정이다. 이전에는 영화 ‘나랏말싸미’(2018)가 역사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조선구마사’와 ‘나랏말싸미’는 세종에 대해 대중이 용납할 수 있는 허구적 상상력의 한계를 확인해 주었다. ‘설강화’는 남파간첩이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받는다는 설정이 민주화운동 자체를 폄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아직도 독재정권의 부당한 권력 행사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이 있으니 ‘설강화’는 작품이 현대사를 다룰 때 주의할 점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아울러 이런 논란의 특징은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의 상영시간과 관련이 있다. 영화는 대체로 두 시간 안팎의 분량이기에 평론과 관객의 입소문이 흥행에 영향을 주지만 작품의 전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1, 2회를 본 반응이 전체 시리즈의 전개와 시청률에 영향을 끼치고, 평론은 개별 에피소드에 대해 논의하는 경우가 많고 전체 시리즈가 끝난 다음에는 너무 늦게 평가가 나온다. 만약 ‘설강화’가 불필요한 시대 배경을 생략하고 그저 호수여대 기숙사에서 벌어지는 인질극에 집중하는 두 시간 분량의 영화였다면 그런 논란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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