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지고, 휘고..공사장 인근 주민들 "불안해요"
[KBS 부산] [앵커]
최근 붕괴 사고가 난 광주 화정 아이파크는 주변 주민들의 계속되는 민원에도 공사가 이어졌다고 하죠.
부산 건설 현장 곳곳에서도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은데요,
정민규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깨진 시멘트 틈으로 성인 손이 쑥 들어갑니다.
건물과 땅바닥 사이에도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틈이 벌어졌습니다.
주민들은 4년 전, 인근에서 재개발 공사가 시작된 뒤 곳곳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집 안이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주민 : "이렇게 많이 벌어지고 위험한 상태입니다. 타일이 언제 깨질지도 모르겠고 지금 이렇습니다."]
8층짜리 빌라를 에워싸다시피 들어선 건물들.
계속된 민원에도 바로 옆으로 또 15층짜리 건물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미연/부산 동래구 : "수많은 민원을 넣고, 수많은 전화를 하고 주민들이 목이 터져라 나와서 집회도 하고, 가서 목청이 떠내려가도록 떠들고, 여기 나와서 해도 누가 들어주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습니다."]
이곳은 부산의 또 다른 아파트 공사현장 근처입니다.
제가 있는 이 아파트 양옆으로 각각 천 가구와 4,500가구를 짓는 대단지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곳 주민들도 피해를 호소합니다.
아파트 외벽 일부가 떨어지고, 반듯했던 복도의 방범창도 휘었습니다.
집 안 화장실 타일까지 금이 갔지만, 건설사는 억울하면 소송하라고 말합니다.
[김병우/부산 남구 : "대기업은 나름대로 조직과 공사 노하우, 대 주민 민원에 대한 대응력 이런 게 충분하게 축적되어있는 상태고, 주민들은 갑자기 이런 일을 황망하게 당해서 사실 어떻게 법적으로 준비도 안 돼 있고."]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의 중재 절차가 있다고는 하지만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김용민/부산변호사회 수석부회장 : "중재 절차는 아무래도 소송보다는 조금 더 빨리 진행될 텐데, 중재 절차가 사실상 큰 강제력은 없기 때문에 빨리 분쟁을 종식 시킬 수 있는 큰 대안이 되는지는 회의감이 있습니다."]
공사 피해를 구제할 마땅한 대책도 찾지 못하는 사이 부산에서만 100곳이 넘는 현장에서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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