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진 강행, 한-일관계 악화 책임져야

한겨레 2022. 1. 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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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강제노역 피해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끝내 강행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015년 군함도(하시마)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면서 강제동원의 역사를 알리겠다고 국제사회에 한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도광산의 등재 신청까지 강행하기로 한 것은 한-일 관계를 또 한번의 '역사 전쟁'으로 몰아넣는 무책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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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 유적 중 하나인 도유갱 내부의 모습. 교도통신/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강제노역 피해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끝내 강행하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8일 저녁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천과 관련해 “올해 신청해서 조기에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015년 군함도(하시마)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면서 강제동원의 역사를 알리겠다고 국제사회에 한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도광산의 등재 신청까지 강행하기로 한 것은 한-일 관계를 또 한번의 ‘역사 전쟁’으로 몰아넣는 무책임한 일이다. 사도광산은 태평양전쟁 기간에 약 2천명의 조선인이 강제노역에 동원된 비극의 현장인데, 이번 등재 추천서는 대상 기간에서 일제강점기를 제외했다. 강제동원의 역사를 숨기려는 꼼수다.

이번 등재 신청을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비롯한 자민당의 극우세력들이 강하게 밀어붙인 점도 한-일 관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기시다 정부는 그동안 한국의 반발을 의식해 등재 신청을 내년으로 미루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일본이 지난해 4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때 회원국이 반대하면 일단 심사를 중단한 뒤 기한을 정하지 않고 당사국 간 대화를 계속하도록 하는 제도를 강력히 요구에 도입시킨 점도 고려했다.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걸 막으려고 도입한 이 제도로 인해,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가 26일 페이스북에 “(한국이) 역사전(쟁)을 걸어온 이상 피하면 안 된다”는 글을 올려 기시다 정부를 압박했고, 결국 기시다 총리도 입장을 바꿨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기시다 정부는 등재를 미룰 경우 5월 니가타현 지사 선거나 7월 참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국내 정치적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치권에서 ‘반한’이나 ‘혐한’을 주요 동력으로 삼는 극우파 세력의 영향력이 커진 것이 최근 몇년 새 한-일 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빠뜨린 핵심 원인 중 하나다. 일본의 사도광산 등재 신청 강행은 강제동원과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와 배상 문제, 일본의 수출 규제 등에 이어 한-일 관계를 더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는 일이 될 것이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등재 시도를 당장 중단하고, 군함도의 강제동원 역사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국제사회와의 약속부터 먼저 이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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