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절차' 돌연 스톱

유희곤 기자 2022. 1. 2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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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결과 부진
‘건설 대장주’ 예상과는 딴 판
현산 사고로 투자심리도 위축

증시 상장 후 ‘건설 대장주’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국내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결과가 좋지 않았고,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건설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8일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 대표 주관회사 등의 동의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향후 계획은 정해진 게 없고 시장 상황과 업계 현황 등을 보고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 수요예측 경쟁률과 확정 공모가 등을 공시하고 다음달 15일 상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5~26일 실시한 국내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예상보다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절차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업계의 대장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결과 경쟁률이 저조해 공모절차를 계속 진행할 경우 공모가가 희망 범위(5만7900~7만5700원)의 하단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 경우 상장 뒤 시가총액이 4조6293억원 수준으로 공모가 상단을 적용할 때보다 1조4000억원가량 낮아지게 된다.

IPO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모할 주식 수는 1600만주로 전체 발행 주식 총수의 20.01%에 해당했다.

최근 악화한 증시 상황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긴축 우려로 코스피는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사측이 받으려고 하는 가치만큼 인정받지 못한 이유가 제일 컸고, 현대산업개발 사고 등으로 좋지 않은 시장 분위기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동종업계에서 내년 상장을 추진 중인 SK에코플랜트의 상황이나 자사의 신사업 성과에 따라 추후 상장 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공능력 7위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대주주는 현대건설로 지분 38.62%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1.72%, 현대글로비스가 11.6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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