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쿠데타 1년, '민주주의 희망' 지키려는 미얀마 국민과 연대해야

한겨레 2022. 1. 2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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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2월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정부를 무너뜨렸다.

총칼을 앞세워 강제로 미얀마 국민들을 굴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군부의 생각은 오판이었다.

미얀마 군부 관련 기업과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도 개발 수입을 군부에 지급하는 것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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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시위]

지난해 2월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정부를 무너뜨린 뒤 3월12일 미얀마 시민들이 양곤에서 아웅산 수치 석방과 민간정부 회복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1년 전 2월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정부를 무너뜨렸다. 총칼을 앞세워 강제로 미얀마 국민들을 굴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군부의 생각은 오판이었다. 쿠데타 직후부터 의료진, 공무원, 교사들이 ‘시민 불복종 운동’에 돌입했고,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민주주의 희망을 지키려는 저항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정당성 없는 군부는 잔혹한 폭력으로 시민들을 억누르려 했다. 어린아이들에게까지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등 1500명의 목숨을 빼았았고 8700명 넘는 시민들을 체포했다. 하지만 미얀마 국민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민주진영의 임시정부인 미얀마 민족통합정부(NUG)가 꾸려졌고, 많은 청년들이 소수민족 반군과 함께 무장 투쟁에 나섰다. 시민들과 피난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퍼붓고 방화를 자행하는 미얀마 군부의 야만적인 폭력을 우리는 강력히 규탄한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무기력하거나 냉혹하기만 하다. 미국과 유럽연합 (EU)이 군부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고 , 한국 정부도 지금까지 6차례 쿠데타 규탄 성명을 내고 군부가 장악한 미얀마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940억원에서 134억5천만원으로 대폭 줄였지만 미얀마 군부의 행동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은 미얀마 군부를 지지하며 유엔의 일치된 대응을 가로막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대규모 투자로 미얀마 군부의 강력한 뒷배가 되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 국민들의 싸움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하려는 국제사회의 꾸준한 노력이 작은 변화를 조금씩 만들어 내고 있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세계에서 군부를 규탄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미얀마 군부와의 사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에너지 대기업인 프랑스 토탈과 미국 셰브론, 오스트레일리아의 우드사이드가 미얀마의 원유와 가스전 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미얀마 군부 관련 기업과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도 개발 수입을 군부에 지급하는 것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5월의 광주와 민주화운동을 떠올리며 미얀마 국민들과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돕는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미얀마 국민들도 한국 국민들의 지지에서 큰 힘을 얻고 있다고 한다. 민주적 정부와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미얀마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을 성원하며, 미얀마에 민주주의 봄이 하루빨리 다가올 수 있도록 국제 사회에 더 적극적인 관심과 연대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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