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공천' 대구에 김재원 출마, 국민의힘 장난하자는 건가

한겨레 2022. 1. 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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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르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5개 지역구 중 곽상도 전 의원이 뇌물 수수 의혹으로 제명된 대구 중·남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 본부장은 28일 "대구 중·남구 선거는 (곽 전 의원의) 대장동 게이트 관련 범죄 혐의 수사로 발생했다. 책임정치 실현 차원에서 (무공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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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페이스북 갈무리

국민의힘이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르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5개 지역구 중 곽상도 전 의원이 뇌물 수수 의혹으로 제명된 대구 중·남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 본부장은 28일 “대구 중·남구 선거는 (곽 전 의원의) 대장동 게이트 관련 범죄 혐의 수사로 발생했다. 책임정치 실현 차원에서 (무공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발표한 ‘3개 지역구 무공천’에 대한 화답으로 평가됐다. 송 대표는 전직 민주당 의원의 귀책 사유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경기 안성과 청주 상당구뿐 아니라, 이낙연 전 대표의 대선 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종로까지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무공천 결정은 반나절도 안 돼 ‘무늬만 무공천’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이 무공천 방침을 발표하자마자 당 지도부인 김재원 최고위원이 “당의 도움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돌아오라는 당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다”며 무소속 출마 결정을 밝힌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저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당에 복귀하겠다. 무소속 출마로 인한 여러가지 어려움은 모두 감수할 것”이라고 했다. 어처구니가 없다. 당이 정치 쇄신 의지를 보이라는 국민의 요구에 떠밀려 무공천을 선언한 마당에, 당 지도부라는 사람이 기다렸다는 듯이 잠깐 당을 나갔다가 당선돼 돌아오겠다고 떠벌리고 있으니 도무지 제정신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권 본부장이 무공천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발언을 보면, 당도 속으론 김 최고위원 식의 ‘무소속 당선 뒤 복당’을 기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 권 본부장은 ‘대구 중·남구에 국민의힘 인사가 출마하는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러나 지금 우리 당원인 분들은 이 취지를 받아들여주시고 대선 선거운동에 매진해주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대구가 국민의힘의 지지 기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눈 가리고 아웅’ 하겠다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무공천 결정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최소한 ‘무소속으로 당선돼도 21대 국회 끝까지 복당을 불허한다’는 정도의 경고를 함께 내놨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윤희숙 전 의원 지역구인 서울 서초갑에 대해서는 “범죄적 행동·행위와 전혀 관계가 없다”며 공천하기로 했다. 이 또한 윤 전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져 의원직을 사퇴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국민의힘은 이런 식의 ‘무늬만 무공천’ 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분노만 살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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