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 경쟁' 헤르타, 이동준 영입 나선 이유는?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2. 1. 2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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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타, 승점 22점으로 승강 플옵권과 3점 차(강등권과 4점 차)
▲ 헤르타, 20경기 22골로 경기당 1.1골
▲ '유리몸' 요베티치 외에 믿을 수 있는 공격 자원 전무
▲ 보비치 단장 & 코르쿠트 감독, 아시아 선수에 대한 이해도 높음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울산 현대 에이스 이동준이 메디컬 테스트만 통과한다면 독일 수도 팀 헤르타 베를린에 입단할 예정이다. 헤르타는 현재 강등 위기에 빠진 팀으로, 공격 쪽 포지션이 부실하기에 이동준 영입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 공격 멀티 플레이어 이동준이 헤르타 이적 협상을 위해 베를린으로 이동했다. 이제 이동준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다면 헤르타에 입단할 예정이다.


헤르타가 어떤 구단인가? 유럽에서 가장 GDP가 높은 선진국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연고로 하는 구단으로 1892년 창단했다. 다만 수도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승과는 인연이 없는 구단이기도 하다.

먼저 역대 성적부터 살펴보겠다. 헤르타의 분데스리가 통산 승점은 1,731으로 전체 12위에 불과하고 통산 승리 역시 467승으로 12위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현재 3부 리가로 추락한 카이저슬라우턴(575승, 승점 2094점)보다도 떨어지는 수치다.

당연히 분데스리가 우승은 고사하고 58시즌 동안의 리그 역사(분데스리가는 1963년에 설립됐다) 중38시즌을 분데스리가에서 보냈고, 나머지 20시즌을 하부 리그에서 보냈을 정도로 성적도 들쭉날쭉했다.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한 건 1999/2000 시즌이 마지막이고, 경쟁력 있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무려 1931년(1930/31 시즌 DFB 포칼 우승)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와 영국 수도 런던, 이탈리아 수도 로마, 프랑스 수도 파리가 명문팀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괴리감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시즌 역시 헤르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분데스리가 20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헤르타는 6승 4무 10패 승점 22점으로 13위에 그치고 있다. (2부 리그 3위 팀과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1, 2차전을 치르는)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16위 아우크스부르크(승점 19점)와의 승점 차는 단 3점 밖에 나지 않고, 강등권인 17위 슈투트가르트와의 승점 차도 4점이다. 잔류하기 위해선 남은 일정 등에서 최대한 승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헤르타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수비에 있다. 헤르타는 42실점을 허용하면서 분데스리가 18개 팀들 중 최하위 그로이터 퓌르트(52실점)에 이어 최다 실점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에 헤르타는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슈투트가르트 핵심 수비수 마크-올리버 켐프와 보데/글림트 왼쪽 측면 수비수 프레드릭 안드레 비외르칸을 영입하면서 수비 보강에 주력했다.

이제 남은 보강 포인트는 바로 공격에 있다. 헤르타의 팀 득점은 22골로 경기당 1.1골에 그치고 있다. 치열한 잔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득점을 통한 승리가 필요한 헤르타이다.

문제는 헤르타에 믿을 만한 공격 자원이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데에 있다. 과거 피오렌티나와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했던 몬테네그로의 축구 영웅 스테반 요베티치는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5골을 넣으며 마르코 리히터와 함께 팀 내 최다 골 기록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잦은 부상으로 인해 출전 시간이 현저하게 부족하다. 실제 그는 20라운드가 진행된 동안 분데스리가 선발 출전이 7경기가 전부이고, 교체 출전까지 포함하더라도 11경기에 불과하다. 총 출전 시간은 567분으로 이를 풀타임 90분으로 환산하면 6경기를 살짝 넘는 수치이다.


애당초 헤르타 선수들 중 총 출전 시간 1,800분의 70%에 해당하는 1,260분 출전을 기록한 선수는 4명이 전부이다. 골키퍼 알렉산더 슈볼로(1,800분)와 수비수 니클라스 슈타르크(1,548분), 수비형 미드필더 산티아고 아스카시바르(1,453분), 그리고 미드필더 수아트 세르다르(1,441분)가 전부이다. 공격 자원들 중에서 전체 출전 시간에 대비해 50% 이상(900분)을 뛴 선수는 측면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2선 자원 리히터(1,161분)가 유일하다. 이는 이들이 말 그대로 믿을 수 있는 공격 자원이 부족하다보니 공격수 돌려쓰기를 하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가운데 헤르타는 타이푼 코르쿠트 감독 체제에서 4-2-2-2 포메이션을 주로 쓰고 있다. 실제 코르쿠트 감독 부임한 이후 분데스리가 7경기에서 지난 바이에른 뮌헨전 수비적인 5-3-2 포메이션을 변칙적으로 썼던 걸 제외하면 모두 4-2-2-2만을 고집하고 있는 헤르타이다.

19라운드 볼프스부르크전 당시 헤르타 포메이션(도판 출처: Kicker)
4-2-2-2는 포메이션 특성상 윙이 없기에 이선 공격형 미드필더 두 명이 측면까지 공격을 커버해줄 필요가 있다. 여기에 적합한 선수가 이동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독일 스포츠 전문지 '키커' 역시 "윙 포지션을 강화하기 위한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 헤르타는 이동준과 계약하고 싶어한다"라고 헤드라인을 뽑았다.

이동준은 2021 시즌, K리그에서 11골 4도움을 기록하며 전체 득점 6위이자 한국 선수로는 제주 유나이티드 에이스 주민규(22골)에 이어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팀 사정에 따라 '가짜 9번(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선수가 최전방에 위치하는 걸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 역할도 수행했으나 그가 주로 뛴 포지션은 바로 윙이다. 이를 감안하면 득점 생산성이 좋은 편에 속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는 헤르타가 원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또한 요베티치가 부상으로 결장할 시엔 상황에 따라 투톱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원래 해당 역할(측면을 커버하는 이선 공격형 미드필더와 요베티치 결장 시 대체)을 수행하던 선수는 헤르타가 여름에 니스에서 영입한 미지아네 마올리다이지만 그는 1골 1도움에 그치며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이 역할이 이동준에게로 넘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감독과 단장 역시 아시아 선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적응에 있어 이점이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코르쿠트 감독은 과거 하노버와 슈투트가르트 감독 직을 수행하면서 사카이 히로키와 기요타케 히로시(이상 하노버), 그리고 아사노 타쿠마(슈투트가르트)를 지도한 경력이 있다. 보비치는 슈투트가르트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단장 직을 수행하면서 오카자키 신지와 사카이 고토쿠, 하세베 마코토, 카마다 다이치와 함께 했다. 특히 슈투트가르트 단장 시절 김신욱을 스카우팅 하기 위해 직접 한국에도 방문했던 바 있다. 헤르타 구단 자체도 과거 일본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였던 오쿠데라 야스히코를 비롯해 하라구치 겡키와 호소가이 하지메 같은 선수를 효과적으로 활용했었다. 즉 아시아 선수에 대한 나쁜 선입견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분명한 건 현재 잔류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헤르타가 공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동준을 영입에 나섰다는 데에 있다. 어쩌면 후반기 헤르타의 명운을 쥔 건 이동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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