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사태 속에도 "설은 설"..동대구역·터미널 오후들어 '북적'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급습한 세번째 '코로나 설'이지만 민족 대이동은 시작됐다.

사실상 연휴가 시작된 28일 오후 대구지역 주요 역과 터미널에는 서서히 귀성 인파로 북적거려 명절 분위기를 풍겼다.

승객들은 한 손에 여행용 가방, 다른 손에는 예매한 기차 좌석 번호가 적힌 스마트폰을 켜고 분주히 열차 플랫폼을 향해 걸었다.

미리 표를 구하지 못한 승객들은 매표소에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기차 출발시간보다 이른 시간 도착한 승객들은 동대구역사 내 식당가에서 라면이나 김밥 등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거나 커피숍에서 일행들과 '매일 늘어나는 코로나 확진자 수', 'PCR(유전자증폭) 검사 고통', '취업준비'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기온이 뚝 떨어져 몸은 잔뜩 움츠렸지만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의 얼굴에는 설레임과 여유가 묻어났다.

대학생 김지영씨(22)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하기 때문에 고향에 내려오기 쉽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부모님을 뵐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김씨는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지만 혹시나 싶어 서울로 돌아기기 전 집에서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해볼 것"이라고 했다.

두 손에 선물을 가득 든 직장인 강초롱씨(34)는 "오랜만에 집에 가는 길이라 드릴 선물이 좀 많다"며 웃었다.

동대구역 인근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는 귀성객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온 택배들로 가득했다.

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택배분류를 작업하는 김모씨(57)는 "새벽부터 점심시간까지 택배 물량이 130여개 정도 되는 것 같다"며 "명절이라고 이렇게 택배가 많은 걸 보니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명절인 것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택배를 가지러온 대학생 A씨는 "포항에서 큰아버지가 과메기를 보내주셨다"며 "올해도 함께 모이지는 못하지만 멀리서나마 영상통화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려 한다"고 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