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최고 광속구 투수 LG 고우석 딥터뷰① '고우석에게 임찬규란?'

김도환 2022. 1. 2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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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 최고 구속을 기록한 LG 트윈스 고우석 투수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 광속구 투수는 누구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LG 트윈스 넘버 1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다.

2021시즌 평균 구속 기록을 살펴봐도 '광속구 투수 = 고우석' 공식이 나온다. 고우석의 2021시즌 평균 직구 구속은 153.2㎞다. 10개 구단 투수 중 단연 1등이다.

전문가들 역시 160㎞를 던질 수 있는 투수로 고우석을 지목한다. 고우석은 지난해 1승 5패 30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했다.

강력한 구위를 지닌 마무리투수라는 점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한국 마운드를 책임질 유력한 후보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2021년 고우석에게 기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 야구 최고 마무리 투수를 향해가는 고우석이지만 올림픽 노메달의 아픔과 문학구장에서의 일명 유령주자 사건, 그리고 LG 트윈스의 우승 실패 등 쓰라린 경험도 있었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경기는 도쿄올림픽 일본전이었다. 당시 2-2 동점이던 8회 말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병살로 끝낼 수 있었는데 1루를 밟지 못해 이닝을 끝내지 못하고 야마다에게 3타점 2루타를 맞았다.

이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선 2회부터 나와 3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는 투혼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한일전에서의 경험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LG 트윈스 고우석이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우석은 크지 않은 체구와 반듯한 투구 자세 등에서 돌부처로 불리는 삼성 오승환을 연상하게 한다.

구속으로 보면 오승환보다 앞서지만, 아직 경기 운영 면이나 경험 등에선 오승환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고우석은 20대 중반의 영건이다.차명석 단장이 진정한 윈 나우 시즌을 선언한 LG가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고우석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고우석이 생애 첫 구원 타이틀과 우승 반지를 동시에 노린다.

다음은 고우석과의 일문일답이다.

- 한겨울 근황은?

정말 잘 보내고 있다. 12월에 잠실 나와서 운동하고 있다. 개개인별로 프로그램도 있고 자세 같은 것도 좀 신경 쓰는 중이고 여러 가지 도움을 받아서 즐겁게 운동하고 있다.

- 고우석에게 OO는? 이란 질문을 할까 한다. 우선 고우석에게 잠실 사이렌이란?

처음 야구에 집중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올라갈 때는 전주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사이렌도 타이밍이 있다. 불펜에서 몸을 풀고 올라가기 직전에 먼저 원래 퍼지고 나가는 그런 타이밍이 있는데 뭔가 그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이상한 느낌도 든다. 그리고 원정에서는 사이렌이 울리 지가 않으니까 원정 가서는 그게 또 뭔가 이상한 느낌, 어색한 느낌도 있다.

2013년 중학생이자 LG 찐 팬이었던 고우석이 SNS에 올렸던 글


- 고우석에게 일어나라 LG 팬들이여란?
(2013년 8월 20일, LG가 1위에 올랐던 순간 LG 팬이었던 중학생 고우석이 자신의 SNS 계정에 일어나라 LG 팬들이여라는 글을 여러 개 올렸던 일)

하하하. 아무래도 그게 팬들에게 더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그때는 중학교 때였다. LG가 잘하고 가을 야구 하는 것도 너무 좋으니까 그래서 그 신나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막 엄청 올렸다. 처음엔 올리는 방법도 몰랐었다. 근데 그게 이렇게 이어질지는 정말 몰랐다.

- 고우석에게 임찬규란?

뭐랄까? 친형 같은 거다. 거의 모든 얘기, 있는 이야기, 없는 이야기 다 할 정도로 너무 가까워졌다. 그래서 서로에게 조언도 해주고 이렇게 지내고 있다. 이렇게 가까운 친형 같은 형이 같은 팀에 있다는 게 즐거운 일인 것 같다.

- 고우석에게 마무리 투수란?

자존심이다. 그게 현재로서는 제 자존심이고 미래로서는 꿈이다. 마무리 투수로 처음부터 시작하는 투수는 없어서... 일단 마무리 투수로 시작을 했고 미래에도 마무리로서 은퇴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나의 꿈이다.

- 소방수 보직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

만족은 없는 것 같다. 처음 마무리 투수로 발탁되고 좋은 시즌을 보냈을 때도 아쉬운 점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올해도 기록상으로는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팬들도 계실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는 좀 많이 아쉬운 것 같다.

후반기도 아쉽다. 아쉽다고 얘기하기보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스스로에게 좀 화가 좀 많이 나는 것 같다. 제가 그래도 준비를 잘해왔다고 자부하는데 스스로 보이는 부족한 모습들 때문에 뭔가 결과가 좋지 않다 보니까 자신에게 좀 화가 많이 났던 후반기였다. 그래서 올해에는 스스로에게 화를 덜 내기 위해서 시즌 시작할 때부터 내가 부족했던 부분들 잘 파악하고 벌써 준비 중이다.

- 솔직하게 24세의 어린 나이에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었나?

그런 적은 단호하게 없다. 단 한 번도 없다. 어리지만 그런 일은 없다. 진짜 정말 연투하고 잘 안 풀리고 그러면 조금 뭐 신경도 좀 쓰이고 힘들기도 하고 그렇다. 그런데 하기 싫다. 뭐 내가 좀 쉬고 싶다. 이런 생각은 안 했던 것 같다. 그런 생각마저 들면 진짜로 좀 아닌 것 같아서 일부러 그런 생각은 안 한다.

-임찬규 투수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석이가 후반기에 조금 힘들어했던 적도 있다고 했는데?

(임)찬규 형이랑 저랑 제가 자리를 잡고 나서부터 찬규 형이 10승 할 때는 제가 못했고 제가 잘 나갈 땐 (임) 찬규형이 부상이 있었다. 뭔가 싸이클이 맞지 않고 번갈아 잘하게 되더라. 그런데 작년엔 둘 다 아쉬운 시즌이었고 올해는 이제 서로 번갈아 가면서 잘 나가지 말고 둘 다 같이 잘 해보자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

- 솔직히 투수라는 직업이라면 선발이 목표 아닌가?

물론 한두 번 정도 선발 투수로 나가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선발투수라고 하면 관중들이 조금씩 조금씩 들어오는 순간 그때 나가서 혼자 나가서 아무도 없는 운동장에서 혼자 몸 풀고 그런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아무도 밟지 않은 마운드에 올라가서 첫발을 딱 내딛는 순간! 얼마라 좋을까? 그게 너무 부러웠다. 저거 진짜 멋있다, 1회 때는 날씨도 너무 좋지 않나…. 해도 살짝 저물어갈 때 그 마운드에 첫 발 딛는 순간... 그런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 마무리 투수로서 경기를 매듭짓는 그 순간이 더 좋다. 이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너무 좋다. 누구 한 명 알아주지 않아도 나 스스로 너무 만족한다. 물론 공 하나로 허무하게 끝날 때도 있고 모든 선수들이 노력해서 만들어서 9회까지 갔는데 내가 공 하나 잘못 던져서 끝나는 느낌도 물론 있다. 그런 경우도 있긴 있지만 그런 것을 다 감내하더라도 매듭짓는 그 순간만큼은 너무 좋은 것 같다. 나는 마무리가 좋다.

- 정해영 선수가 최연소 30세이브 기록 경신했을 때도 기억이 나나?

이 기록이 나는 이렇게 쉽게 깨질지 몰랐다. 와 이렇게 쉽게 깨지는구나, 정해영이라는 투수 대단하다 이렇게 생각했다. 정해영이 신인이 아닌 줄 알았다. 앞으로 최연소 100세이브, 200세이브 남아 있으니까 난 그쪽으로 달리겠다. 정해영과의 경쟁이라기보다는 나는 나의 길을 간다. 아직 나 자신도 못 이기는데. 하하하 누구랑 싸워서 이긴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고우석 딥터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김도환 기자 (baseball36@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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