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美바이오젠 보유 삼성에피스 지분 전량 인수

김시균 2022. 1. 2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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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약 합작 10년 만에 결별
2조7650억 들여 4월 말 양수
에피스는 100% 삼바 자회사로
바이오젠 인수 추진설 와중에
자체 신약사업 가능성 '촉각'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모두 사들여 100% 자회사로 만든다. 바이오젠과의 지분 관계를 10년 만에 청산하는 것이다. 삼성 측은 그룹 내 바이오 사업 부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뿐만 아니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독자 개발 역량, 신약 사업 진출 가능성까지 확보해 '세계적인 제약사'로 도약하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이오젠 인수 작업이 무산으로 돌아간 데 따른 행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8일 공시를 통해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34만1852주(50%)를 23억달러(약 2조76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 사업 중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0년간 바이오젠과의 협업을 통해 바이오 신약 개발, 임상, 허가, 상업화 분야에서 역량을 축적해왔다.

이번 지분 매입은 바이오젠 측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계약금 23억달러 중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지급되는 '언아웃(Earn-out)' 비용 5000만달러를 뺀 나머지 금액을 향후 2년간 분할 납부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의 양수 예정일은 4월 30일이다.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가 된다. 인수 대금은 앞으로 2년간 분할 납부되고, 계약은 1차 대금 10억달러 납부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효력이 생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바이오젠과 합작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웠다.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15% 지분을 투자했다. 2018년 6월에는 콜옵션 행사를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전체 주식의 절반(50%-1주)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2020년 12월부터 두 회사는 국제 중재 분쟁을 벌였다.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할 당시 맺은 두 회사 간 합작법인(JV) 계약 위반인지를 놓고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측은 바이오젠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진출한 것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영역을 침범한 것이고, 이는 합작법인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이 추진 중이라고 알려진 바이오젠 인수 작업이 무산된다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전량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지분 관계만 끝나는 것이기에 '결별'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며 "협업은 지속된다"고 말했다.

이날 바이오젠 측도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매각 이후에도 바이오시밀러 독점 판매 등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고 입장을 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매각과 관련해 최대 23억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화하며 이같이 밝혔다. 미셸 부나초스 바이오젠 최고경영자(CEO)는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생산적 협업을 지속해온 데 대해 감사하다"면서 "고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며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바이오시밀러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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