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탐욕으로 끝난 과학자의 탐구욕

임정우 2022. 1. 2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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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픽션 / 스튜어트 리치 지음 / 김종명 옮김 / 더난출판 펴냄 / 1만7000원
2005년 겨울 한국 사회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난치병 치료의 신기원을 열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황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가 모두 거짓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과학계 연구 부정 스캔들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가짜 실험, 데이터 누락, 통계 오류, 심리 조종, 사진 조작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과학계 최고 수준의 저널인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 중에서도 한 해 수백 편이 철회될 만큼 가짜 논문이 판치고 있다.

심리학자이자 오픈 사이언스 운동의 열혈 지지자인 스튜어트 리치는 저서 '사이언스 픽션'에 과학자의 그릇된 탐구욕이 탐욕으로 변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또 세기의 연구라고 칭송받던 연구자들의 화려한 과학 업적 뒤에 숨은 인간의 욕망과 동료들의 비윤리적 행동, 과학계의 부패한 현실을 담았다.

저자가 강조하는 건 허위이거나 과장된 논문이 쏟아지는 과학계 현실을 들여다보고 검증 시스템을 어떻게 보완할것이냐다. 저자는 "지표 자체가 목표가 되면 더는 좋은 지표로의 기능을 상실한다"고 지적했다.

가짜 과학자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은 논문 발표 횟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고 발표된 논문이 인용된 횟수를 통해 과학적 지식의 가치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여기에 명성까지 얻는 만큼 과학자들은 질보다 양을 우선시한다. 하나의 실험에서 얻은 연구 결과를 여러 개로 쪼개 발표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저자는 과학계 추락을 막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분석에 사용된 통계 프로그램 등 연구의 전 과정에 모두가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오픈 사이언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데이터를 완전히 공개해 연구자들의 조작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 책은 연금술과 미신의 도구에서 진실을 추구하는 학문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과학의 근본적인 정신과 진정한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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