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이 우리를 구한다 / 필립 K 피터슨 지음 / 홍경탁 옮김 / 문학수첩 펴냄 / 1만6000원
"생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박테리아보다 더 많은 바이러스가 존재하며, 대다수가 박테리오파지다. 바이러스는 단연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생명체다."
역사상 가장 많은 인류의 목숨을 앗아간 건 전쟁이 아니라 페스트균이었다. 천연두, 에이즈, 에볼라,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고대부터 미생물과 바이러스는 인류의 역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왔다. 놀랍게도 병원균이라 불리는 질병을 유발하는 미생물은 수가 매우 적다. 수천만 종이 존재하는 박테리아 중에서도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불과 1400종에 불과하다. 수백만 개 단일세포 고세균류 중에서도 감염의 원인을 제공하는 건 1개뿐이다.
감염의학 분야에서 40년 넘게 전문의로서 활동하며 이 작은 생명체들이 우리 삶에 미치는 놀라운 영향력을 최전선에서 목격해 온 필립 K 피터슨 박사는 미생물의 '병'과 '약'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한다. 바이러스를 죽이는 박테리오파지, 더 나아가 플라스틱을 분해하고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기후변화 위기 극복에 일조하는 미생물까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세계는 말 그대로 우리를 살리고, 병들게 하고, 환경을 변화시킨다고 설명한다.
코로나19 감염병 유행 초기부터 아마존 세균학·미생물학 분야 베스트셀러를 차지하며 2년 넘게 꾸준히 많은 독자에게 미생물 세계의 길잡이 역할을 해온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