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있고 저긴 없고"..자가검사키트 구매 '아리송'

의료기기판매업신고증 갖춘 편의점 등서만 판매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이성덕 기자 = A씨(22)는 28일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사러 동네 편의점을 찾았다가 빈 손으로 돌아왔다.

코로나 검사 방식이 앞으로 자가진단키트 위주로 바뀐다는 소식에 급할 때 비상용도로 쓰려고 몇개를 사둘 요량이었지만, "우리 가게는 자가검사키트 판매처가 아니다"는 아르바이트생의 말에 발길을 돌렸다.

A씨는 "약국과 편의점에서도 키트를 판매한다고 들었는데, 재고가 없는 것도 아니고 아예 팔지 않는다고 해서 황당하다"며 어리둥절해 했다.

신속항원검사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자가검사키트가 일부 약국 등에서 '품귀 현상'을 빚는 가운데 모든 편의점에서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A씨 처럼 일부 시민들이 편의점을 찾았다 허탕을 치기도 했다.

약국의 경우 재고만 있으면 구매할 수 있지만,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는 '의료기기판매업신고증'이 있는 곳에서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취재진이 둘러본 대구지역 편의점 대다수는 의료기기판매업신고증을 갖췄지만 10곳 중 2곳 정도는 판매하지 않았다.

방역당국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의료기기판매업신고증은 점주 등이 관할 보건소에 판매업 등록을 하면 갖출 수 있다.

서류를 작성한 뒤 발급수수료 1만원을 내고 1년에 한번씩 내는 등록 면허세 2만7000원을 해마다 지불하면 된다.

편의점 외에 동네 슈퍼마켓이나 마트 등도 의료기기판매업신고증만 갖추면 판매할 수 있다.

자가검사키트 구매가 늘면서 의료기기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은 동네슈퍼는 시민 편의를 위해 출입문에 '자가진단키트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대구 중구 문화동의 한 편의점 업주는 "의료기기판매업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한동안 자가검사키트가 많이 팔릴 것 같아 당장 등록하기로 했다"며 "코로나로 힘든 시국에 매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가검사키트를 판매 중인 편의점의 경우도 약국처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편의점은 약국보다는 물량이 소량으로 들어와 한번에 2~6개 정도 입고되는 상황이며, 이마저도 최근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구매하기가 어렵다.

편의점주 진모씨(50)는 "어제 마지막 남은 4개가 모두 팔렸다"며 "본사를 통해 추가 물량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A보건소 관계자는 "설 연휴를 앞두고 시민들이 키트를 많이 구매하는 것 같다"며 "구매에 앞서 편의점이나 약국 등에 물량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불필요한 수고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