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투심에..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자진 철회
증시 하락·HDC 사태에 기관 위축
4월께 공모 다시 나설 듯
연초 코스피 입성을 노렸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수요예측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이 최대한 빠르게 공모 절차를 재개할 것이라 보고 있다.
28일 현대엔지니어링을 증권신고서를 정정 공시하며 상장 철회 계획을 밝혔다. 회사 측은 신고서에서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했다"고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수요예측에서 약 33대1의 경쟁률을 거뒀다. 국내외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 기관 250곳 정도가 참여했다. 이 때문에 희망 공모가 범위(5만7900~7만7500원) 하단으로 책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체 공모 주식의 75%인 1200만주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바 있다. 공모가 하단 기준 6948억원의 자금을 모집하고자 했다.
시장에선 증시가 하락세인 점을 배경으로 꼽는다. 코스피 지수가 2700선을 하회하며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공모주 주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공모가 하단(5만7900원)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사태로 건설주 투심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점도 영향을 줬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해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등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참여 여력이 없는 기관들이 많았던 것도 주된 요인이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를 배정받으며 더이상 주문 여력이 없는 중소형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투자일임사 등이 적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IB업계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이 머지않아 공모 절차를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주주와 계열사의 구주를 매출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은 오는 6월까지다. 그 전까지 공모를 진행하지 않으면 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고 상장 절차에 나서야 한다. 이 때문에 늦어도 4월 말께 수요예측에 다시 나서지 않겠냐는 게 주관사 안팎의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경쟁사들에 비해 플랜트, 주택 건설, 자산관리 등으로 사업 다각화가 되어 있어 매출 변동성이 적은 편"이라며 "증시가 안정된 이후엔 공모 규모만큼의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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