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500원에 떡볶이 받았습니다"..택시비, 배달비보다 싸다?

배달비 4000원에 놀란 누리꾼의 기발한 실험
포장할인 3000원 받고 택시비 3500원 결제

“택시를 통해 음식을 퀵 서비스처럼 받는 게 차라리 더 쌌습니다”

연일 치솟는 배달비에 소비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 누리꾼이 배달앱 '포장 할인'과 택시를 이용해 단돈 500원에 음식을 배달받은 팁을 공유했습니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일 전에 했던 배달음식 실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인도 위에 오토바이들이 세워져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자신을 당구장 아르바이트생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음식을 주문하려 배달앱을 켰는데, 배달비가 4000원까지 올랐더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 때 한 손님이 A씨에게 "이 돈이면 택시 타고 가서 받아오지"라는 말을 던졌고, 이에 A씨는 손님의 말대로 실험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실제로 식당에서 당구장까지는 기본요금만 나오는 정도"라면서 "포장으로 음식을 주문한 뒤 콜택시를 식당으로 보내 음식만 싣고 당구장으로 보낼 수 있는지 해봤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택시를 이용해 음식을 퀵 서비스처럼 받는 것과 같았습니다. A씨는 택시 호출 앱을 통해 출발지를 식당으로, 도착지를 당구장으로 설정했습니다. 이후 그는 실시간으로 택시 위치를 확인한 뒤, 택시가 식당에 도착하자 식당에 전화해 계좌이체로 음식값을 지불하고 "앞에 도착한 택시에 음식을 실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택시 기사에게도 미리 설명을 마쳐 혼선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택시가 도착하는 것을 호출앱으로 확인하고 있던 A씨는 건물 앞에서 택시비 3500원을 결제하고 음식을 받았습니다.

A씨는 "택시 기사님도 작은 물건이나 서류 같은 건 퀵서비스처럼 보내는 사람도 있는데, 음식은 처음 배달해본다고 하셨다"며 음식을 무사히 배달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포장 주문으로 3000원을 할인받아 총 배달비는 500원밖에 안 들었다"고 기뻐했습니다.

서울 시내의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탄 배달원들이이 운전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결과적으로 택시를 통해 음식을 배달시키는 것이 훨씬 저렴했습니다. A씨는 택시비로 3500원을 지출했으나, 포장 주문으로 3000원을 할인 받았습니다. 500원의 추가 비용으로 배달을 받은 셈입니다. 반면, 배달앱에서 주문했다면 4000원의 배달비를 냈어야 했습니다. 택시를 이용한 퀵 배달이 배달앱 이용보다 무려 3500원 저렴했던 것입니다.

다만 A씨가 실험한 방법은 불법은 아니지만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의 규제 대상입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고속버스 등 노선 사업자는 일부 소화물을 배달할 수 있다고 명시했는데, 택시는 노선 사업자가 아닌 구역사업자입니다. 정부도 "별도의 허가 조항이 생길 때까지는 택시로 음식이나 소화물을 배달하는 건 어렵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최근 배달비가 평균 4000~5000원까지 오르면서 이용자들은 대안을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앞서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들끼리 배달을 ‘공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에 정부도 “매달 1회 소비자원 홈페이지 등에 배달플랫폼별 배달비를 공개하는 ‘배달비 공시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히며 규제에 나섰습니다. 공개적인 경쟁을 통해 배달비를 인하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러나 이미 배달기사 앱을 통해 평균 배달료가 공개되는 상황에서 공시제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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