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공법변경 구조검토 요구 묵살" 붕괴 아파트 감리 진술

"현산, 데크플레이트로 공법 바꿔..자료 요구했지만 끝내 못 받아"

20일 서울 현대산업개발 본사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이 감리업체의 공법 변경에 대한 구조 검토를 무시했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오늘(28일) 광주경찰청은 어제 감리업체 직원 2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감리는 이날 현산 측이 붕괴사고 시발점으로 지목된 39층 슬래브 공법 변경에 대한 구조검토 요청을 묵살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산과 철근콘크리트 하청업체는 39층 슬래브 타설 공법을 최초 재래식 거푸집 설치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가, 지지대 설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크 플레이트'(이하 데크)를 활용한 공법(무지보 공법)으로 변경했습니다.

이를 설계변경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감리는 구조검토를 거쳐야 한다며 현산 측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자료를 끝내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들 감리는 39층 슬래브 콘크리트 타설 시 하층 동바리를 철거한 것과 관련해선 “확인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들은 건축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20일 붕괴 현장 최상층을 살펴보는 119구조대의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경찰은 붕괴사고의 주요 요인으로 ▲ 하부층 동바리 미설치 ▲ 데크 공법 시 역보('┴'자형 수벽) 무단 설치 등을 지목했습니다.

특히 데크 공법을 사용하며 수십t에 달하는 역보를 무단 설치하는 과정에서 감리의 구조검토 요청을 현산이 묵살한 정황은 원청의 과실을 입증하는 중요한 진술입니다. 앞서 지난 26일 소환 조사를 받은 현산 관계자들은 경찰이 붕괴 원인으로 지목한 사항에 대해 “하청업체가 임의로 한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기초조사를 토대로 현산 전·현직 현장소장과 하청업체 현장소장을 다시 불러들여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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