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성남FC 수사 뭉개기와 제2 대장동 악취

기자 2022. 1. 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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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으로 말해야 할 검사가 "더 근무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 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는 말을 남기고 급작스레 사표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재수사 여부를 두고 박은정 성남지청장과의 갈등 끝에 박하영 차장검사가 사표를 제출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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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변호사 前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공소장으로 말해야 할 검사가 “더 근무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 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는 말을 남기고 급작스레 사표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재수사 여부를 두고 박은정 성남지청장과의 갈등 끝에 박하영 차장검사가 사표를 제출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5∼2017년 성남시 소재 6개 기업이 성남FC에 후원금으로 낸 160억 원이 현안 해결을 위한 대가성 뇌물로 의심된다는 바른미래당의 고발 사건으로 검찰과 이 후보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성남FC 후원금 사건은 의혹투성이다. 42억 원을 낸 두산건설의 경우 1996년 72억 원에 구입, 방치하다가 2014년 이행강제금까지 낸 의료시설용지 3000평이 10개월 후 업무용지로 용도변경됐고, 용적률도 250%에서 670%로 높아졌다. 성남시와 두산건설은 협약서에서 ‘각 당사자는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일체의 처분행위를 할 수 없다’고 합의했고, 2015년 7월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도 “두산이 시세차익만 챙긴다면 건축허가 취소는 물론 지은 건물을 철거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두산은 2017년 5월 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1700억 원에 부지를 처분했고, 지난해 2월 완공된 신사옥도 6200억 원에 부동산자산관리회사에 매각했다.

분당 정자동 제2사옥 건축허가가 현안이었던 네이버는 이 후보 측 인사가 상임이사로 있는 사단법인‘희망살림’에 40억 원을 내고 ‘희망살림’이 채무 1억 원을 탕감한 뒤 39억 원을 성남FC에 후원하는 이례적인 우회 방식을 택했다. 분당경찰서와 분당보건소 부지의 용도변경이 필요했던 분당차병원은 30억 원의 후원금을 냈고, 36억 원을 후원금으로 낸 농협은행은 2017년 2조3000억 원 규모의 성남시금고 계약 연장을 앞두고 있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당시 차병원그룹 법무실장 서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업체 화천대유에 131억 원을 투자한 MSBT 대표를 겸하고 있었고, 2018년 9월 사직 후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LKB파트너스 변호사로 옮기기도 했다.

실체적 진실은 수사 기록과 증거를 직접 보지 않는 한 누구도 알 수 없다. 경찰 수사는 아무런 의혹도 밝혀내지 못했고, 지난해 6월 이 후보를 한 차례 서면조사만 한 뒤 무혐의 불송치로 종결했다. 이의신청된 사건을 검토하던 박 차장과 형사1부 수사팀은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차례 보고했지만, 박 지청장이 무혐의 종결 의사를 굽히지 않아 박 차장이 항의성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혐의 유무를 확정하기 위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박 차장과 수사팀의 의견을 묵살한 박 지청장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경찰의 수사 기간 3년3개월은 ‘방치의 시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현직 경기지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고, 성남FC 법인과 성남시 관계 공무원에 대한 계좌추적만 이뤄졌을 뿐 성남시청이나 관련 기업을 압수수색 했다는 소식도 없었다. 지난해 성남FC 후원금은 9억 원이다. 변명만으로 이 모든 의혹을 덮지 못한다. 제2의 대장동 사태가 될 것인가. 검찰의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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