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용산공원 위협하는 세력

기자 2022. 1. 2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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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도를 보면 한가운데 자리 잡은 지역이 용산구다.

정치권과 건설업자들은 서울시의 만성적 주택난 해소를 위해 아파트 용지로 개발하자는 주장을 계속해왔는데,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도심 공원도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자는 여론에 아직은 용산공원 건설 계획이 유지되고 있다.

용산공원은 정치인·업자들뿐만 아니라 산하 기관을 이전하려는 정부 부처·지방자치단체들의 탐욕에도 노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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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서울 지도를 보면 한가운데 자리 잡은 지역이 용산구다. 용산은 1896년 4월 17일 한성부 용산방으로 지정되며 역사에 등장했다. 남산부터 남쪽으로 완만한 구릉지가 이어지고 한강이 접해 있어 물류·교역이 활발했으며, 그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면 군사 기지가 됐다. 임진왜란 때 왜군의 후방 병참기지가 건설됐고, 임오군란 때는 청나라 군대 3000명이 주둔했으며, 청일전쟁·러일전쟁 이후에는 일본군이 주둔했다. 해방 이후 미군이 일본 기지를 접수했고, 1949년 병력을 철수했다가 6·25로 복귀했다. 현재는 우리나라의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자리 잡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주한미군 기지가 경기 평택시의 캠프 험프리스로 순차적으로 이전함에 따라 국가 공원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2027년까지 1조2000억 원을 투입해 300만 ㎡ 규모로 조성한다. 용산공원에서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에 지하철역만 9개일 정도로 요지 가운데 요지의 휴식 공간이 된다. 정치권과 건설업자들은 서울시의 만성적 주택난 해소를 위해 아파트 용지로 개발하자는 주장을 계속해왔는데,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도심 공원도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자는 여론에 아직은 용산공원 건설 계획이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최근 서울에 48만 호의 추가 주택 공급 공약을 발표하면서 또다시 김포공항 주변·1호선 지하화 공간과 함께 용산공원 일부와 주변을 끼워 넣었다.

용산공원이 예정대로 완공되면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비슷한 규모가 된다. 센트럴 파크는 1800년대 중반 맨해튼의 도시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삶의 질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하자 1853년 시가 550만 달러를 투입해 공원 부지를 확보했다. 당시에도 “뭐하러 돈 들여가며 이런 공원을 만드느냐”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도시학자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 등 지식인들이 “공원을 만들지 않으면 100년 후에는 같은 넓이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대중을 설득했다. 그 결과 1년에 2500만∼4000만 명이 찾는 세계적 명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용산공원은 정치인·업자들뿐만 아니라 산하 기관을 이전하려는 정부 부처·지방자치단체들의 탐욕에도 노출돼 있다. 뉴욕처럼 지식인들이 앞장서 막아야 할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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