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차 없으면 대출 거절"..서민 급전 창구 찬바람 '쌩쌩'

전종헌 2022. 1. 2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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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들 담보 중심 대출로 선회
대형 대부업체 시장 철수도 잇따라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심지어 '무직'이어도 신용대출이 가능했던 대부업체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주택이나 차량 등 담보 중심으로 신규대출 취급 기조가 변화하면서 담보가 부족한 저신용·서민들은 발 들이기 조차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제도권 금융의 막지막으로 여겨지는 대부업체에서 조차 밀려난 저신용·서민들의 불법사금융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저신용·서민 대출에 따른 대손율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자 대부업체들이 담보 중심의 대출로 돌아서고 있다. 가장 최신 통계인 지난해 6월말 기준 대부업체 대출잔액(신용+담보)은 14조5141억원으로 이중 신용대출은 6조9751억원(48.1%), 담보대출은 7조5390원으로 나머지 51.9%를 차지했다. 대부업체의 담보대출 비중이 신용대출 비중을 추월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6월말 현재 대부잔액이 있는 대부업체 법인 1386개, 개인 3116개 등 4502개 대상으로 금감원이 실태조사를 한 통계치다.

최근 3년 동안 일련의 대부업계 동향을 보면 주로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대형 대부업들이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2017~2018년 러시앤캐시를 제치고 대부업 1위로 올라선 산와머니 브랜드로 잘 알려진 산와대부는 2019년 3월부터 공식적으로 신규대출을 중단해 오는 3월이면 개점휴업 사태가 3년째를 맞는다. 대부업 4위였던 조이크레디트대부금융은 2020년 1월부터 신규대출을 중단, 역시 개점휴업 상태다. 이 두 곳은 모두 일본계 자금으로 사실상 한국 시장 철수를 염두에 두고 기존 대출채권 관리와 회수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대부업체도 사업을 접고 있다. 웰컴론 브랜드로 잘 알려진 웰컴크레디라인대부는 지난달 24일 모든 대출채권을 웰릭스에프앤아이대부로 이전, 대부업 시장에서 철수했다. 저축은행 인수 조건으로 오는 2024년까지 대부업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계획을 앞당긴 것이다.

현재 대부업계 1위 러시앤캐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아프로파이낸셜대부도 저축은행 인수 조건으로 금융당국과 약속한 대부업 시장 철수를 이행해야 하는 만큼 대부업 시장이 쪼그라드는 것은 시간문제다.

대부업계 관계자들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대부업체들이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며 향후 3~4년내 대부업 시장 규모는 최소 3조원 이상 축소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02년 대부업법 제정과 함께 법정 최고금리는 연 66%에 달했지만 현재는 연 20%까지 낮아졌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연 13~15%까지 법정 최고금리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대부업 시장에서 대형사가 개점휴업과 철수를 발표하면서 저신용·서민들의 급전 창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법정 최고금리 인하 여파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대부업계 평균 대출 승인율은 현재 10% 안팎까지 떨어졌다. 단순 계산으로 10명중 1명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런 대출 문턱이 높아진 현상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금감원이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대부업 이용자 수는 123만명으로, 6개월 전보다 15만9000명(11.4%)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대출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을 들어 대부업 이용자 수가 감소한 만큼 불법사금융 시장이 커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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