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 힘들었으면..지구대 찾은 초등생 "양부모가 학대해요"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양부모에게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한 초등학생이 스스로 경찰을 찾아 피해를 신고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2020년 12월 초등학생 4학년이었던 A군은 경남 김해지역 한 지구대를 제 발로 찾아가 양부모의 학대 사실을 신고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겨울에 찬물로 목욕을 시키고 단 한 장 있는 이불로 절반은 덮고 나머지 반쪽은 깔고 자야 했다"고 진술했다.

또 양부모가 자신을 향해 '너 같은 XX랑은 살 필요가 없다', '담벼락에 머리를 찧어라', '산에 올라가 절벽에서 뛰어 내리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출생과 동시에 입양된 A군은 2020년부터 원룸에서 홀로 생활했다. 양부모는 카메라를 설치해 A군을 감시해왔다.

A군에 대한 학대 신고는 지난 2017년과 2019년에도 접수된 바 있다. 그러나 2017년에는 A군 양어머니에 대한 보호처분, 2019년에는 무혐의에 그쳤다.

한편 창원지검은 지난해 A군의 양부모를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현재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에서 A군의 양어머니는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죽으라고 한 말은 잘되라고 했던 말이고, 카메라 설치는 원룸에 혼자 사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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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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