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안미경중(安美經中)' 도전받고 있지만 양국 관계 중요성 변함없을 것" [창간33-韓·中 수교 30년 빛과 그림자]

이귀전 2022. 1. 2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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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표 지한파' 한팡밍 차하얼학회장
대선 누가 돼도 양국 중요 동반자
경제적으로 큰 협력공간·잠재력
대승적 차원 관계 유지·발전해야
종전선언, 대북 대화 돌파구 가능
文·시진핑 화상회담 등 소통 기대
한팡밍 차하얼학회 회장이 “지난 30년간 양국은 국내외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가장 중요한 동반자 중 하나로 인식돼 왔다”며 한·중 수교 30주년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차하얼학회 제공
“양국은 지난 30년간 국내외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동반자 중 하나로 인식돼 왔습니다.”

한팡밍(56) 차하얼학회 회장이자 전국인민정치협상협의회(정협) 외사위원회 부주임(차관급)은 한·중 수교 30주년에 대한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한 회장은 베이징대 시절 안중근 장학금을 받고, 현재도 관련 단체와 교류를 이어가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대한민국 수교훈장 흥인장’을 받은 대표적인 중국내 ’지한파’다. 한 회장이 이끄는 차하얼학회는 중국을 대표하는 외교·국제관계 전문 민간 싱크탱크로 주요 대학 출신 연구원뿐 아니라 닝푸쿠이, 추궈홍 전 주한 중국대사 등이 수석연구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이지만, 양국 정상은 화상 회담 등을 만남을 추진하는 등 고위층의 소통과 왕래를 유지할 것”이라며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한국의 도전도 커지겠지만 양국 관계를 유지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지난해 발족한 ‘한·중 관계 미래발전위원회‘의 미래기획분과위원회 중국측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양국이 공동으로 위원회를 설립한 것은 평화를 선호하고 중요시하기 때문”이라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는 물론 국제 사회에서 양국이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한 회장과의 일문일답.

2008년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한국을 공식방문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함께 공식 환영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중이 수교한 지난 30년을 평가하면.

“1992년 수교 이래 한·중 관계는 정치, 경제, 문화 등의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발전했다. 양국은 교류협력으로 이익을 얻었고, 상호 존중하고 협력하고 상생하는 교류 모델도 수립했다. 양국 고위층의 전략적 소통과 기업간 공급망이 융합돼 있다. 올해는 ‘한중 문화 교류의 해’로 양국 정부와 민간이 다양한 문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30년 동안 한·중간 갈등이 격렬할 때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국면을 유지해왔다. 양국은 상호 이익을 위해 국제 문제를 조화롭게 협력해 평화 안정 유지의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정과 번영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더 나은 관계로 발전돼야할텐데.

“정치적으로는 상호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고위층 소통과 왕래를 유지해야 한다. 시진핑 국가 주석의 방한은 코로나19 때문에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화상 회담 등을 통해 양국 정상간 만남이 추진될 것으로 믿는다. 경제적으로 양국은 매우 큰 협력 공간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협력의 질을 더 높여야 한다. 문화 분야에서는 양국 국민의 이해와 공감대를 높여 상대에 대한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 한·중간 충돌이 발생할 경우 소통을 강화하고, 이해를 증진시켜야한다. 외부의 영향에 직면할 때도 전략적으로 자주성을 강화하고, 간섭을 배제한 채 공동의 이익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중 관계의 질적 향상을 통해 더 안정적이고, 포괄적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해야 한다.”

―한·중 관계 미래발전위원회가 발족했고, 산하 미래기획분과위원회 중국측 위원장을 맡았는데.

“양국이 공동으로 미래발전위원회를 설립한 것은 평화를 선호하고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양국 관계의 향후 30년, 그 이상의 청사진을 설계하는 공동 기구로 정치·경제·인문·사회 등 관련 분야 전문가와 학자, 정부 인사들이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다. 미래기획분과위원회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는 물론 국제 사회에서 양국 관계의 미래를 염두에 두고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계획할 것이다.”

2014년 박근혜 대통령(오른쪽)이 국빈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공식 환영식장에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양국 국민간 부정적인 감정이 커지고 있는데

“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으로 왕래가 잦아 마찰이 있어 왔다. 교류가 없으면 갈등이 없고, 왕래가 없으면 마찰이 생기지 않는다. 정상적인 일이다. 양국 국민간 갈등과 마찰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과장해서도 안된다. 이데올로기와 체제, 제도의 차이로 서로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문화 분야에서 두 나라는 많은 공통의 유산이 있다. 역사상 서로 영향을 주었다. 문화는 서로 융합돼야 다채로워지고 충돌해야 발전할 수 있다. 문화는 인류 공통의 보배라는 구도에서 봐야한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이 중국에서 개봉되지 않고 있는데

“한국의 영상·음악 작품이 국제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오! 문희’ 등이 최근 중국에서 상영됐는데 긍정적인 신호다. 중국 영상물도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300여편의 중국 드라마, 200편 가까운 중국 영화가 한국에서 소개됐다.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160여건의 교류사업 목록을 확정했다.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한·중 문화교류가 새로운 파고를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

―3월 한국은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보수와 진보 진영의 분화가 뚜렷하다. 어느 세력이 집권하든 한·중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양국 관계가 더 이상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미·중 경쟁 구도에서 보수세력이 미국에 지나치게 치우친다면 동반자 관계가 약화돼 양국 관계 발전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양국 관계의 발전 과정을 보면 국내외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동업자 중 하나로 인식돼왔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며 미소짓고 있다. 뉴시스
―한·중 관계에서 미국의 영향은

“한·중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변수는 미국이다. 사드 문제가 단적인 예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거대한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 종종 ‘편가르기’ 압박에 처하게 된다. 한국 정부는 안보ㄴ즌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치우치는 ‘안미경중’ 균형 전략을 유지해왔다. 미·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도전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중 양국은 이익 부합성, 서로에 대한 중요성, 각자의 국익, 지역과 세계평화의 안정을 지키는 대승적 차원에서 양국 관계를 유지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역할이 요구된다.”

―북한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북한을 제외한 대부분의 한국전쟁 당사국이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은 실질적 의미보다 상징적 의미가 크다. 북·미간, 남북간 대화가 교착 상태에 있는 현 시점에서 종전선언은 돌파구 마련을 위한 적극적인 시도다. 중국 측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평화 안정 유지, 대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중 관계 다음 10년 전망은.

“양국은 30년간 좋은 이웃이자 동반자가 돼 튼튼한 기초를 닦았다. 분쟁과 마찰은 있었지만 양국 관계 발전에 영향을 미칠만한 큰 일은 없었다. 한·중 양국도 각각 기회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공동 발전이라는 깊은 토대에서 양국 관계에 큰 파동이 생기지 않는다면 더 나은 미래가 있을 것이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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