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짜리 패딩이 25만원에..동대문 짝퉁시장 가보니 [르포]

최아영 2022. 1. 2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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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 '새빛시장' 불야성
위조품 판매 등 불법영업 활개..중구청 "단속 어려워"
26일 오후 10시경 서울 중구 동대문 새빛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짝퉁. [최아영 기자]
"이 스카프 봄 신상이에요? 실크예요?"

지난 26일 오후 10시 서울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2번 출구 인근. 70~80여개의 노점이 줄을 지었다. 노란색 천막 안에는 몽클레르, 롤렉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각종 명품 브랜드 위조품이 진열돼 있었다. 갓길에는 상품을 실어 나르는 승합차들이 번호판 보일 틈새 없이 바짝 붙어 빼곡히 주차돼 있었다.

이날 20대 젊은층부터 50대 이상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이곳을 찾았다. 이들은 양손가득 검은봉지를 들고 다녔다. 한 중년층 소비자는 "이 스카프 좀 보여달라"며 재질와 함께 가격을 물었다. 루이비통 모양의 스카프는 2만5000원, 메종키츠네 로고가 있는 목도리는 3만원이었다.

26일 오후 10시경 서울 중구 동대문 새빛시장에 승합차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최아영 기자]
이른바 동대문 '짝퉁시장'으로 알려진 새빛시장은 매일 오후 8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열린다. 중구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도에는 300개 이상의 노점이 영업을 했으나 최근 200개 정도로 줄었다.

새빛시장에는 의류부터 시계, 가방, 목도리, 모자, 신발, 벨트 등 다양한 상품이 있었다. 골프웨어 브랜드 PXG, JDX도 눈에 띄었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인 스톤아일랜드, 톰브라운, 아미 등 신명품 브랜드도 보였다. 리셀가 100만원 넘는 한정판 나이키 스니커즈를 비롯해 발렌시아가, 구찌 등 명품 브랜드 신발은 13만원이었다.

26일 오후 10시경 서울 중구 동대문 새빛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짝퉁. [최아영 기자]
몽클레르 보에드 숏패딩 정가는 318만원이지만, 이곳에서 가품은 25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상인은 "여우털이고 드라이까지 해서 나온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20대 소비자 신모씨는 "정품이랑 비교해봤을 때 가짜인 티가 좀 난다"고 말했다.

엄연한 불법행위임을 알고 있는 상인들은 망을 보며 주변을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한 상인은 "요즘 장사가 너무 안된다"고 푸념했다. 단속을 피하고자 빈 매대만 덩그러니 놓인 곳도 있었다.

중구청에 따르면 이는 범죄에 해당한다. 중구청 관계자는 "짝퉁은 발견 시 압수해서 폐기하고 있다"며 "위조품 판매가 적발될 경우 범죄이기 때문에 물건 송치와 함께 판매자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단속을 벌이고 있는 모습. [이상현 기자]
중구청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등은 주 1~2회 정도 동대문 일대를 돌며 단속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단속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그분들이 눈치를 채면 그때만 잠깐 물건을 들고 달아났다가 다시 영업을 이어간다"며 "매번 단속을 나가도 크게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위조상품 신고건수는 지난 2019년 6864건에서 2020년 1만6935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7377건을 기록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수요가 없어야 하는데 명품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더 몰리고 있다"며 "짝퉁시장을 방문하지 말고 위조품 구매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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