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돌장이 김씨/유기홍

2022. 1. 28.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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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장이 김씨는 손가락이 두 개 없습니다.

남은 손가락들은 손톱이 온전하지 않군요.

평생 돌을 두드리다 자신의 손가락에 은하수를 빚은 순간 얼마나 많았을지요.

사라진 손가락과 손톱들을 위한 반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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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장이 김씨/유기흥

돌집, 석공 김씨에게 마시를 갔다 마당 돌 구경 시키다, 사무실 금고 상자를 꺼내 갑자기 반지 자랑한다 금반지 은반지 또 금반지, 많기도 하다 50개는 넘어 보이는 반지들 동화책 보석상자 안 보석이 있는 듯 많은 반지가 있다 웬 반지가 이리 많으냐고 물으니 손가락이 두개 없고, 손톱이 없는 손가락이 많은 돌장이에게 부인이 생일날, 결혼기념일, 좋은 일이 있을 때 선물한 반지란다 남편 손이 안타까워 선물한 반지다 평생 부인의 마음을 보다 죽기 전 좋은 곳에 주고 자신은 부인 이름이 새겨진 돌 반지를 끼고 간단다 돌장이는 사랑도 돌 같이 한다

돌장이 김씨는 손가락이 두 개 없습니다. 남은 손가락들은 손톱이 온전하지 않군요. 평생 돌을 두드리다 자신의 손가락에 은하수를 빚은 순간 얼마나 많았을지요. 돌장이에게 꿈결 같은 연인이 있습니다. 연인은 돌장이의 손이 안타까워 틈만 있으면 반지를 선물합니다. 사라진 손가락과 손톱들을 위한 반지이지요. 손가락이 없는 자리에서 빛을 내뿜는 반지가 있다는 것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요, 아름다움이란 본디 드러나지 않는 자리에서 빛을 내뿜는 것이지요. 사람은 무간도에서 만난다는 생각을 지닌 내게 이 두 연인은 예외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고맙습니다. 두 분의 러브스토리 덕에 인류와 인류의 시는 빛 하나를 얻었습니다.   

곽재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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