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부차관보 “文, 남은 임기 중 한·일 관계 개선 나서야”

對中 관계서도 동맹 역할 강조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의 마크 램버트 한·일 담당 부차관보는 26일(현지 시각) 한·일 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한·일 간) 사안을 진전시킬 수 있다”고 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이날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은 한국과 일본이다.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덜 안전하다”며 양국 관계의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문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임기)이 줄고 있지만, 어쩌면 조금은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부차관보가 동맹국인 한국의 대통령에게 사실상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해 달라고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램버트 부차관보가 “외교적 격식을 무시했다”는 비판과 동시에 미국이 그만큼 한⋅미⋅일 3국 협력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이날 도쿄 하계올림픽 당시 문 대통령의 방일 가능성을 언급하고 “올림픽 전날 많은 희망을 가졌었다”며 “일련의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문 대통령 방일이) 무산됐다”고 했다. “여전히 양국 관계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일하는 이가 많다”고도 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또 “미국은 중국과 전략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를 원한다. 이는 한·미 동맹 관계에도 관련이 있다”고 언급, 한국이 미⋅중 갈등 국면에서 대중 견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이) 중국과의 무역을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코로나 위기를 거치면서 중국이든 또 다른 나라든 하나의 공급원에만 의존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한반도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 뒤 중국이 경제적인 압박을 가한 것을 언급하고 “한국은 중국의 공격적 행동에 맞설 의지가 있다”고도 했다.

북한에 대해 램버트 부차관보는 “우리(미국)는 북한에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매우 명확히 해 왔다”며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합리적 플레이어’라고 언급하며, 북한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는 것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