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조규성? 폼 좋으니 둘 다!..벤투의 선택은 옳았다

레바논 원정서 1-0 승..월드컵 본선행 9부 능선 넘어
황의조-조규성 선제골 합작 등 유기적인 호흡 돋보여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실전에서 처음 가동된 황의조(보르도)-조규성(김천상무) 투톱이 아주 만족스러운 호흡을 보여주며 승리를 견인했다. 공격의 핵심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튼)이 빠진 상황이라 우려가 컸는데, 두 선수의 공백을 느끼지 않게 해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레바논 시돈의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이날 밤 12시부터 시작되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시리아의 경기에서 UAE가 승리하지 못하면 한국의 본선행이 확정된다.

이날 벤투 감독은 황의조와 조규성의 투 톱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간 벤투 감독은 최종예선에서 황의조를 중심으로 한 원톱 전술을 주로 사용했다. 황의조가 부상으로 빠졌던 5,6차전에서는 조규성이 최전방에 배치됐다. 전술은 변함 없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황의조가 소속팀에서 해트트릭을 하는 등 물 오른 골 감각을 보였고, 조규성 또한 앞서 가진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많은 활동량을 기반으로 한 좋은 움직임과 골 결정력을 보이자 벤투 감독은 이들을 동시에 포진시켰다.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황의조와 조규성은 자주 실전에 나섰던 것처럼 자연스러운 스위칭 플레이로 상대를 혼란시켰다. 분업도 확실했다.

황의조는 전방에만 머무르지 않고 측면까지 움직임을 넓히며 공격 루트를 다양화했다. 좌우에 포진한 이재성(마인츠), 권창훈(수원)과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를 통해 상대를 공략했다.

조규성은 공중볼 경합 때마다 먼저 상대와 부딪히며 동료 선수들에게 볼을 연계해주려 했다. 상대가 빌드업을 시도할 때는 집요하게 상대 수비수를 압박했고, 공격시에는 재빨리 좋은 위치를 선점해 득점을 노렸다.

레바논 수비수들은 포스트 플레이와 발 밑 능력이 모두 좋은 황의조와 조규성을 함께 막는 것이 버거웠던지 이들에게 공이 투입될 때마다 거친 파울을 범하며 흐름을 끊으려 했다.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던 이들은 전반전 막판 결국 득점을 합작했다.

레바논 수비진이 한껏 내려선 탓에 중앙에서 공을 잡기 힘들어진 황의조는 측면으로 움직임을 가져가며 볼을 받았다. 이후 지체하지 않고 골문 앞으로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황의조의 킥을 예상한 조규성은 골문 앞으로 달려 들며 오른 발로 방향만 바꿨고, 이 공은 레바논 골망을 흔들었다. 황의조와 조규성 모두 좋은 움직임과 정확한 킥이 있었기에 가능한 골이었다.

비록 추가 득점은 없었지만 황의조와 조규성의 조합은 경기 내내 위력적이었다. 이들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끊임 없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공격 작업에 관여했고, 수비시에도 투쟁심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눈 부신 활약 덕분에 벤투호는 손흥민과 황희찬을 잃은 상황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며 월드컵 본선행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