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은 필요조건..'일하다 죽지 않을' 충분조건은?

김준범 2022. 1. 2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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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준범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1호가 될수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기업들의 긴장감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취재하면서 만나보니까 어느 정도던가요?

[기자]

이 통계를 말씀드릴게요.

지난해 1년 동안 상위 10개 건설사 중 사망 사고가 없었던 곳, 딱 한 곳입니다.

이말을 뒤집어 보면 올해 1년 동안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언제든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수사받을 수 있단 얘기죠.

자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건설 외에 조선, 철강 쪽도 비슷합니다.

[앵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쉴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본질은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걸 텐데, 그런 움직임은 안 보였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전과 다른 노력도 감지됩니다.

사진 한 장 보실까요.

한 철강회사의 '유해위험 드러내기 경진대회'입니다.

현장 작업자들이 "여기가 제일 위험해요"라고 손을 들고 알리면 상을 줍니다.

보통 위험을 숨기려고 하는데, 반대로 다 드러내라, 이번에 고치자 이런 취지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에 맞는 노력이죠.

이런 변화는 분명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처벌만 무겁게 한다고 과연 산재가 줄겠느냐 이런 반론도 있어요...

[기자]

사실 음주운전 처벌을 무겁게 한다고 음주운전이 극적으로 줄진 않죠.

하지만 분명 경각심은 높아집니다.

산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처벌이 필요조건은 되지만, 처벌만으로 충분조건은 안 됩니다.

그럼 뭐가 더 필요하냐.

가장 중요한 조건은 돈, 즉 비용이란 말이 나옵니다.

[앵커]

결국은 비용 문제라는 건데 좀 더 설명해주신다면요?

[기자]

취재하면서 만난 여러 노동자들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요즘 회사에서 안전을 엄청 강조한다, 그런데 안전 장비는 잘 안 사준다, 어떻게 안전하게 일하라는 얘기냐".

안전 장비, 시설을 늘리려면 돈이 들죠.

하청 업체가 그 돈을 쓰려면 원청 업체가 비용을 더 내려 줘야죠.

작업 기간도 마찬가집니다.

안전하게 하려면 일을 더 천천히 해야죠.

그만큼 비용이 늡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얘긴데 여전히 많은 건설 현장이 최저가 입찰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저가로 일하면서 안전하게 일하라는 건 모순이죠.

[앵커]

여기까지 듣죠.

김준범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박철식

김준범 기자 (jb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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