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시행 첫날 현장은?
[앵커]
40명.
올해 첫날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하루전인 어제(26일)까지 일터에서 숨진 노동자 수입니다.
하루 한 명 넘게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1년 전 이미 법이 만들어졌지만 현장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에 들어간 오늘(27일)부터는 일터에서의 죽음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까요?
특히 사망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업종이 긴장하고 있는데 실제 현장을 가보니 대규모 건설사의 절반은 아예 일손을 놓았습니다.
먼저 김지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평소 때라면 바쁘게 돌아갈 공사 현장.
그런데 출입문이 굳게 닫혔습니다.
사람은 없고, 장비도 멈췄습니다.
[현장 작업자/음성변조 : "(오늘 휴무하는 이유가 뭐예요?) 중대재해법, 방송된 게 그거잖아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날.
10대 건설사 가운데 절반이 현장 작업을 아예 중단시켰습니다.
중소규모의 공사 현장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중소규모 현장 세 곳 가운데 두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처벌 대상 1호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설 연휴에 앞서 일부러 일찍 휴가에 들어갔다는 겁니다.
[현장 작업자/음성변조 : "(오늘 많이 쉬어요?) 단속 때문에 쉰다는 그런 소문이 있었습니다. 1호가 되지 않으려고..."]
공사가 진행 중인 작업 현장은 안전 조치를 잘하고 있을까?
["건물 전반적으로 낙하물 방지망 설치를 안 하셨어요."]
["작업하느라고 뜯고 그래서 원위치를 시켜야 되는데 그게 좀 미흡하네요."]
촘촘히 설치해야 할 발판 곳곳엔 빈틈이 보입니다.
["군데군데 한 개가 빠지면 근로자가 착시 현상을 일으켜요, 다 설치돼 있는 줄 알고."]
지적을 받은 뒤에야 시정합니다.
["(작업) 할 때 발판을 반드시 다 위에 전부 다 보강을 하셔야 합니다."]
[권기섭/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 : "제일 중요한 것은 근로자들한테 물어보면 된다. 어떤 게 위험한지 금방 나오기 때문에 작업자들한테 묻고, 동종업계에서 사고 발생한 것들을 체크해서 확인하는 게 일단 중요하고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날.
전경련 등 재계는 법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고,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안전관리에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 임동수/영상편집:신남규
김지숙 기자 (vox@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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