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비대면 배달앱 주문 늘자 육류 원산지 속이기 기승
[앵커]
설을 앞두고 고기를 배달 앱이나 온라인으로 주문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그런데 언뜻 봐선 국내산인지 분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노려 원산지를 속이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현장K, 이지은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유명 배달 앱을 통해 돼지고기를 팔고 있는 정육점입니다.
메뉴엔 모두 한돈, 국내산이라고 표시했습니다.
이 업체에서 국내산이라며 판매한 돼지고기 삼겹살입니다.
하나는 끝부분에 붉은색 살점이 붙어 있고, 하나는 살점이 없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 단속원과 함께 직접 매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진열대에 놓인 삼겹살, 포장을 열어 보니 국내산과 멕시코산이 섞여 있습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원 : "(국내산은) 이게 등심인데 길게 붙어 있죠. 수입 고기 같은 경우는 이게 잘려 있어요. 전체적으로 길이 차이가 확 나죠."]
원산지 판별기로 최종 확인해 보니 줄은 하나.
수입 고기로 확인됩니다.
돼지열병 항체가 있는 국내산 돼지고기는 두 줄이 나와야 합니다.
[정육점 주인/음성변조 : "가격을 좀 싸게 팔아야 되는 그런 게 좀 있어 가지고 죄송합니다."]
역시 배달 앱에서 삼겹살을 파는 정육식당.
원산지 표시를 아예 안 해놨습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원 : "(삼겹살 18,000원짜리 시켰는데 원산지가 어떻게 되죠?) 국내산."]
매장에 가보니 삼겹살은 칠레산뿐입니다.
[정육점 주인/음성변조 : "(그냥 얼떨결에 국내산이라고 했는데...) 가격 보면 알잖아요, 소비자들도. 18,000원이면 국내산이라고 (생각하죠)."]
또 다른 축산물 전문 배달 앱에서 칠레산 돼지 항정살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 업체도 적발됐습니다.
이처럼 온라인으로 농축산물을 팔면서 원산지를 속여 적발된 업체는 지난해에만 830여 곳.
1년 전보다 40% 넘게 늘었습니다.
[전배식/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주무관 :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대면으로 구입할 경우 직접 고기를 확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업자들이 원산지를 미표시하거나 거짓 표시했을 경우는 확인할 길이 없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커진 비대면 소비시장 규모는 17조 원대.
직접 보지 않고 물건을 사고판다는 점을 악용한 눈속임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현장K,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김지혜
이지은 기자 (writt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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