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 합승' 40년 만에 합법화..앱 호출하면 경로 70% 일치 때 연결
[경향신문]
서울지역에서 택시 합승이 40년 만에 허용된다. 다만 택시 이용자가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동승을 신청한 경우에 한해서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개정된 택시발전법에 따라 28일부터 택시 동승 서비스를 합법화한다”고 27일 밝혔다.
택시 합승은 과거 승객의 의사와 상관없이 운전자가 요금 수입을 늘리기 위해 다른 승객을 함께 태운 것을 의미했다. 이로 인한 요금 정산 시비가 자주 벌어졌으며 합승을 악용한 각종 범죄가 일어나면서 1982년 법으로 금지됐다.
이번에 허용된 택시 동승 서비스는 이전과 다르다. 앱으로 호출하면 이동경로가 70% 일치하는 승객을 자동으로 연계해주는 방식이다. 모든 택시에서 합승이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앱을 통해서만 동승이 가능하며 선택권 또한 택시기사가 아닌 승객이 갖게 되는 것이다.
요금은 이용 거리에 비례해 자동 산정돼 동승한 승객과 나눠 지불하면 된다. 혼자 탔을 때보다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승객은 심야 승차난으로 택시가 잘 잡히지 않을 때 편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고 택시요금 부담도 덜 수 있다”며 “택시기사 입장에서도 한 번에 두 명의 승객을 받기 때문에 수입이 증대되는 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모르는 사람과 함께 탑승한다는 데서 오는 불안과 범죄 노출 우려 등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된다. 택시 동승 서비스 앱은 실명으로만 가입할 수 있으며 본인 명의 신용카드를 결제수단으로 등록해 신원이 확인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 동승도 같은 성별의 승객에 한해 허용된다. 좌석은 앞과 뒤로 구분해 앉아야 한다.
현재 동승이 가능한 서비스는 합승택시 플랫폼인 코나투스가 운영하는 ‘반반택시’가 유일하다. 반반택시는 서울지역에서만 운행 중이나 서울에서 탑승해 경기·인천 지역으로 갈 때도 이용 가능하다. 택시 동승 서비스는 2019년 과기정통부 규제샌드박스에 반반택시가 선정돼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영되면서 시작됐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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