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때린 美긴축 폭탄] "반등세 어둡다.. 3월까지는 지켜봐야"

이영석 2022. 1. 2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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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내 전문가 분석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준금리를 5회 이상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예상됐던 반응이라는 분석을 제기하는 가운데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긴축발작의 여파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26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조건이 무르익는다고 가정한다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상당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에서 꾸준히 벗어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일곱 차례 남은 회의때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하지 않고 대신에 "겸손하고 민첩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데이터와 전망 변화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FOMC의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시장에서 어느정도 예상했던 수준에서 정해진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이번에 연준이 물가상승을 많이 언급했는데, 이는 연준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으로 결국 물가 안정을 위해 통화긴축이 필요하다는 언급이 나온 셈"이라고 평가했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 역시 "일부 시장에서 해석하기에 따라 매파적인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기존에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 정도로 언급했다"고 말했다. FOMC 회의는 예상된 수순이었지만, 시장을 달랠 수 있는 언급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타격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안동현 교수는 "시장에서는 파월이 회의 이후 언급에서 시장을 달랠 수 있는 수사적인 발언이 나왔다면, 금융시장에서는 다소 매파적인 내용으로 해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걱정할 수준의 결정이 아니겠지만,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물가상승을 잡히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경기 후퇴만 낳는 현상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한 자신감이 부족한 것으로 비쳐졌다"고 밝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역시 "내용 자체는 기존에 언급했던 내용, 시장에서 예측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며 "FOMC 이전에 주식시장 하락 등으로 인해 위안이 될 수 있는 코멘트를 기대했으나 이를 신경쓰지 않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시장에서는 훨씬 더 매파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FOMC 발표는 예상 수준, 인플레이션 자신감 부족 해석"

다만 금리 인상의 횟수가 5회보다 낮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영익 교수는 "(경기 둔화에 따라) 향후 금리를 많이 인상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면서 "상반기에는 (3월 50bp 인상 등)많이 올리더라도 4분기 들어서는 경제지표 둔화에 따라 여러 번 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리 충격보다는 경기 둔화가 더 우려된다"고 덧붙였다.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증시를 비롯한 위험자산의 타격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국내 금융시장의 타격의 여파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심할 수 있으며, 하락세를 딛고 반등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유동성 장세가 끝난 상황으로, 기준금리 인상으로 긴축발작이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에도 정책금리를 아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다가 올리는 과정에서 자산시장 전반적으로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장에서도 과거에 이러한 경우에 15~20% 가량의 하락이 나타났는데, 현재는 고점 대비 10% 가까이 내린 만큼 추가 조정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최 부문장은 "국내 증시는 기대 수익률이 큰 만큼 반대로 외부 리스크가 커지면 자금을 먼저 줄일 수 있는 이머징마켓으로 미국보다 하락폭이 크다"고 했다. 실제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들은 1조6382억원치를 순매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장세 끝나면서 발생한 긴축발작, 추가 조정 가능성"

더불어 FOMC의 여파뿐 아니라 국내 시장의 특수성으로 인해 하락폭을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곧 있으면 설 연휴인데 최근 국내에 닥친 불확실성 요인 중 이번 연휴기간 동안 불거질 사안들이 남아있다"면서 "최근 오미크론으로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숫자, 다음달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중 확진자 급증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휘험관리 차원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 위험성을 줄이고 몸을 가볍게 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전했다.

그러나 하락폭이 너무 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영한 성균관대 교수는 "투기적인 외국인 투자자들이나 국내 투자자들이 합리성을 완전히 잃어버리지 않으면, 우리 금융시장 펀더멘털이 다른 시장에 비해 부정적인 상황이 아닌데 이렇게까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예상 밖"이라며 조정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다만 국내 증시가 연이은 하락을 딛고 반등세를 만들기까지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정용택 센터장은 "주가의 의미있는 반등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지표에서 변화가 감지돼, 통화정책 강도의 완화로 이어지는 등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지표 변화 조짐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오는 3월까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증시가 크게 하락한 만큼 분할매수를 통한 저점매수의 조언도 이어졌다. 최석원 부문장은 "올 1분기 이후로 물가 안정화 모습 등이 포착될 경우 충격이 해소되면서, 주가는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라며 "전고점까지는 1년반이 넘는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회복에 대한 정확한 시기 예측이 어려운 만큼 지금처럼 크게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분할매수를 통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FOMC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에코프로비엠, 오스템임플란트 등 시장의 신뢰성을 흔들 이슈가 있어 추가적인 하락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우려가 과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 대응 측면에서 저점 분할 매수, 개별 종목보다는 지수를 추종하는 ETF 등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영석기자 ys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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