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쪼개기' 꼼수

2022. 1. 2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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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국회의원(국민의힘·경북 김천)·전 기획재정부 차관

이재명 후보가 기본소득 시리즈를 쏟아내고 있다. 제주형 기본소득, 노인 기본소득, 청년 기본소득, 농촌 기본소득을 말하더니 드디어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을 공약하기에 이르렀다. "국민 동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전 국민 기본소득을 어떻게든 추진하기 위해 지급대상을 한정한 기본소득을 남발하며 '공약 쪼개기'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 연령별, 직업별로 지급대상을 쪼개서 다양한 기본소득을 추진하는 이유는 전 국민 기본소득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 확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비판과 국민 반대 여론을 회피하기 위함일 것이다. 분야별 기본수당이라는 명목으로 우회하면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 아래 현금을 살포하여 표를 사겠다는 속셈도 깔려있을 터이고, 각개 분야별로 추진한 것을 최종적으로 모아서 모든 국민에 대한 기본소득제도로 확대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을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 이재명 후보는 "국민 동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하니 진짜 안 하는 줄 안다"는 식의 말장난으로 또 한 번 국민을 우롱할지도 모르겠다. 기본소득을 비판하다가 중징계를 받은 한 민주당 당원은 "민주당은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는 치명적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지만 치료받기를 거부하는 좀비같은 존재로 전락했다"는 말을 남기고 자진 탈당했다. 내부의 비판조차 수용하지 못하는 기본소득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지나친 집착은 한편의 무서운 좀비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앞으로 기본소득의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공장에서 빵을 찍어내듯이 또 다른 분야를 찾아 '쪼개기 기본소득' 공약을 계속해서 쏟아낼 것이다. 예컨대 다음에는 경력단절 여성 기본소득을 들고 나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가 내놓는 '쪼개기 기본소득' 공약 역시 전 국민 기본소득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없거나 부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농촌 기본소득의 경우 농림축산부 예산을 전용하여 재원을 마련한다고 하나 기존의 예산사업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고 또 수혜자가 있어 폐지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은 "숫자가 많지 않아 재원 소요가 적다"라는 구차한 설명이 덧붙여지는 것을 보니 재원 대책이 없다는 비판이 두렵긴 했나 보다.

결국 '쪼개기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 조달용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며 이로 인한 모든 부담은 미래 세대가 부담하게 된다. 제대로 된 재원 마련 계획도 없이 전방위적으로 현금을 살포하는 것은 빈 지갑 들고 잔치하는 격으로 종국에는 나라 곳간은 텅텅 비고 결국 국민들에게 모든 피해가 돌아갈 것이다.

모름지기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열심히 일하고 세금을 내는 국민들께 고마워 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나라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모든 재원은 결국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 마구 펑펑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쌓아놓은 국가채무도 언젠가 갚아야 할 빚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이 반대한다면 기본소득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돈으로 표를 사기 위해 비겁하게 지급대상만 살짝 바꿔 기본소득 제도를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본인의 약속대로 먼저 기본소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명백한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 국민을 '고무신 매표선거' 시대 수준으로 얕보고 망국적 포퓰리즘을 쏟아내다가는 부메랑을 맞게 될 것이다.

지혜로운 우리 국민은 자식들의 미래를 담보로 한 푼돈을 원치 않을 것이다. 민간에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고 경제에 활력이 넘치며,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풍요로운 사회가 국민이 진정 원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이 시대 국가지도자의 역할은 공정과 상식을 다시 세우고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활기찬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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