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203동도 바닥 '처짐 현상'..201동 붕괴 직전과 판박이
최상층부 타설 도중 16개 층 외벽이 한꺼번에 무너진 광주 신축아파트 붕괴 동 외 다른 동 옥상에서도 ‘바닥 처짐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아파트처럼 옥상이 무너지기 전 하중을 견디지 못하는 현상이 다른 멀쩡한 동에서도 추가로 발견된 것이다. 조사 당국은 건설사 측에 긴급 안전조치를 요청했다.
27일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를 조사 중인 국토교통부 중앙건설사고조사위원회에 따르면, 광주 화정아이파크 203동 39층 바닥에 설치된 일부 ‘데크 플레이트(철근 형태 일체형 거푸집)’에서 처짐 현상이 목격됐다. 최근 사고조사위는 203동 현장을 조사하면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데크 플레이트는 철근 기능도 하는 특수 거푸집이라 타설 후에도 제거할 필요가 없다. 특히 재래식 거푸집과 달리 바로 아래에 여러 개의 알루미늄 지지대(동바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철근 역할도 하는 특수 거푸집이라, 그 안에 콘크리트를 붓기만 하고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203동 39층 바닥 데크 플레이트에서도 사고가 난 201동의 붕괴 전 현상과 일치하는 ‘바닥 처짐 현상’이 확인됨에 따라 조사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사고조사위 관계자는 “물론 지금은 모든 동에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라 바닥 하중이 늘어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도 “그럼에도 현장에서 맨눈으로 바닥 처짐을 확인한 만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긴급 안전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화정아이파크는 모두 2개 단지로 구성됐다. 8개 동 중 2개 동은 오피스텔이고 나머지 6개 동은 39층 고층아파트다. 무너진 201동 외에도 건설 중인 다른 아파트에서 ‘붕괴 위험 신호’가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203동 옥상 바닥 처짐 현상을 확인했다”며 “정밀 측정 후 보강조치에 나선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11일 붕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구조 당국은 사고 발생 17일째인 이날 실종자 5명 중 2명이 매몰된 지점을 확인해 구조에 나서고 있다. 매몰된 곳은 27층과 28층이다. 현장에서 확보한 혈흔의 유전자(DNA)와 지문 분석을 통해 2명의 신원도 확인했다. 하지만 붕괴 위험에 중장비 반입이 불가해 겹겹히 쌓인 콘크리트 잔해물 제거 후 구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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