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약 해지에 상여 든 청주대 노조..학내 구성원 반발

이삭 기자 2022. 1. 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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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청주대 학내 갈등이 노사 단체협약 해지를 계기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청주대학교 직원 노동조합은 27일 오후 이 대학 본관에서 ‘청주대 민주적 발전과 노동존중 대학 건설을 위한 촉구집회’를 열었다. 청주대 직원 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대학이 지난해 7월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고, 오늘 그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34년간 이어진 대학과 노조가 맺은 협약이 해지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타파할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려 노력했지만 대학당국은 아무런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노조측에서 제시한 합리적인 대안도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민주적 대학 운영을 요구하며 투쟁하는 노조에 대한 탄압”이라고 지적했다.

청주대학교에서 전국대학노동조합 대전충청지부 지부장들이 27일 오후 상여를 들고 교정을 나서고 있다. 이삭 기자.

앞서 청주대 측은 지난해 7월 대학노조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청주대 노사는 단체협약 해지 통보 후 합의점 도출을 위해 지난 24일 7차 교섭을 열었지만 대학 측과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 측은 교직원 임금을 5년간 동결하는 대신 계약직의 정규직화, 관리운영직의 일반직화, 청소용역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대학 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며 지난 10일 대학 본관 앞에 상여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청주대 노동조합을 비롯해 전국대학노동조합 관계자 25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청주대 본관에서 김윤배 전 총장 사택 앞까지 상여를 메고 가두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청주대 학생들과 이 학교 총동문회 등은 청주대 직원 노조의 집회에 “학생들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청주대 총학생회, 교수연합노조회, 총동문회 일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청주대 직원 노조는 학교 측을 상대로 단체협약 체결을 압박하면서 본관 안팎에 수십여개의 프래카드와 깃발을 내걸고 수 년동안 극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학령인구 감소로 모든 대학이 생존을 위해 발버둥칠 때 청주 직원 노조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주대학교 직원 노조를 비롯해 전국대학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27일 오후 청주대학교 본관에서 ‘청주대 민주적 발전과 노동존중 대학 건설을 위한 촉구집회’를 열고 단체협약 해지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삭 기자.

이들은 “청주대의 2021년 등록금 대비 인건비 비중은 70%로 직원들의 보수는 평균 8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직원들은 또 방학 5개월여 동안 오후 3시에 퇴근하고 있다. 공무원보다 고임금을 받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67세까지 근무하는 학교 간접고용 청소노동자들을 직고용하고 70세까지 정년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한다”며 “이는 무리한 요구”라고 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이제 직원들이 고통을 감내해야 할 때”라며 “공개 토론을 통해 노조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청주대와 직원 노조는 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에서 5년째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수년째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청주대 직원 노조는 자신들이 설치한 천막 등을 총학생회가 철거하자 학생 등 30여명을 경찰에 고소했다가 취하하기도 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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