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에서 원자력으로, 돈이 움직인다

신수지 기자 2022. 1. 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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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Biz Pick: 빛 잃은 태양광株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함께 날아올랐던 태양광 관련 주식들이 겹악재로 울상을 짓고 있다.

전 세계 태양광 관련 회사를 담고 있는 ‘인베스코 태양광 ETF(TAN)’에서는 지난달 4억1700만달러(약 4952억원)가 빠져나갔다. 2008년 4월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최악 기록이다. 주가도 지난해 고점(121.94달러) 대비 49% 하락했다.

태양광 주식이 외면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을 담은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BBB) 법안’은 당초 3조5000억달러(약 4169조원) 규모로 책정됐다가 1조7500억달러(약 2084조원)로 축소돼 지난해 11월 미 하원을 통과했다. BBB 법안에는 세금 공제와 인센티브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 예산이 5500억달러(약 655조원) 포함돼 있다. 그런데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대규모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위험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상원 통과가 늦어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 최대 태양광 발전 지역인 캘리포니아주가 태양광 보조금 삭감을 추진하면서 주가 하락에 불을 붙였다. 그동안 캘리포니아주 전력 회사들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가정에서 잉여 전력을 소매가(kWh당 20~30센트)로 사들였다. 그런데 캘리포니아 공공사업위원회(CPCU)는 이를 도매가인 kWh당 4~5센트로 낮추고, 각 가정에 전력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매달 kWh당 8달러의 요금을 부과하는 새 법안을 추진 중이다. CPCU가 이런 법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형평성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태양광 패널 설치 가정이 과도한 보조금 혜택을 받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저소득층이 더 비싼 전기 요금을 감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투자 리서치 업체 CFRA의 토드 로젠블루스 책임자는 “법안이 시행되면 태양광 패널을 새로 설치하려는 가정이 줄어 태양광 설비 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

원자력의 부상도 태양광 주식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각국 정부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안정적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원자력 발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유럽에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높였다가 날씨에 따라 바뀌는 불안정한 공급으로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은 탓이다. 그러자 투자금도 태양광 대신 원자력 관련주로 몰리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릭 발추나스 분석가는 “그동안 투자자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태양광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주도권이 원자력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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