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가부 장관들 일침.. "젠더문제 정치도구화로 여성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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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연 '2022년 여성신년인사회'의 분위기는 예년과 같지 않았다.
정 전 장관은 "여성계는 요즘 난무하는 주장에 침묵하고 있다. 이는 천박한 정치적 선동과 선전의 모잇감으로 떨어지는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성평등 정책이, 여가부가 위기에 처한다면 여성들과 여성운동은 분연히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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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폐지논의,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 모르는듯"
“2022년 새해 벽두는 우리 사회 미래를 염려하는 여성에게는 참담한 현실로 다가온다. 여성가족부 폐지론이 나오는가 하면, 페미니스트들이 남녀갈등을 조장한다는 비난도 난무하고 있다.”(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
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연 ‘2022년 여성신년인사회’의 분위기는 예년과 같지 않았다. ‘여가부 폐지론’이 대선 국면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날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전직 여가부 장관들은 여가부 폐지론 등 ‘성별 갈라치기’를 표몰이 도구로 쓰는 정치권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축사에서 ‘성별 격차 해소, 성평등 기반 강화, 여성 참여확대’ 등을 언급하며 “여가부가 여전히 할 일이 많고, 더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여가부에 대한 여러 지적도 겸허하게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며 “최근 여가부를 둘러싼 여러 정치적 상황들은 국민들께 배려와 평등·포용이라는 가치의 중요성을 진심을 다해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확산시켜나가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독일사를 전공한 정현백 전 장관은 “젠더 문제의 정치선전과 정치 도구화는 여성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며 과거 독일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예로 들었다. 정 전 장관은 “유대인이 독일경제를 좀먹고 있다는 가짜뉴스는 유대인 600만명을 학살했다”며 “물론 파시즘 시대와 지금을 단순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를 통해 가짜뉴스와 사실 왜곡이 얼마나 심각한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지 환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여성계는 요즘 난무하는 주장에 침묵하고 있다. 이는 천박한 정치적 선동과 선전의 모잇감으로 떨어지는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성평등 정책이, 여가부가 위기에 처한다면 여성들과 여성운동은 분연히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목표를 향해가는 데는 전략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며 “우리 모두는 세대를 넘어 남녀를 막론하고 전략에 대한 토론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지은희 전 여가부 장관은 축사에서 한국이 지난 1985년 가입한 유엔(UN) 여성차별철폐협약을 언급하며 “(여가부 폐지) 논의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낮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지 전 장관은 “79년에 유엔총회에서 채택되고 현재 185개국에서 비준된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은 국내법과 효력이 동일하다”며 “한국이 세계에서 존경받는 국가, 국제적 의무를 다하는 국가 되려면 여가부가 훨씬 강화되고 성평등 위한 다양한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부 폐지) 논의는 헌법 혹은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이라는 국제법을 잘 모르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태한 청와대 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여성들의 용기로 삶을 성찰할 수 있게 되었고 그만큼 우리 사회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포용과 배려로 함께 행복을 추구할 때 우리 사회가 진정한 통합으로 나아갈 것이다. 정부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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