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4자토론 무산?..국힘 "양자"·민주 "4자부터"
與 측 "4자 먼저 참여하길..법원판결 무시하나"
심상정 "尹, 해치지 않으니 꼼수로 도망 말라"
국민의당 측 "오만함의 극치..당당하지 못해"
국민의힘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양자 토론을 고수하면서 설 연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참여하는 4자 TV 토론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는 앞서 법원이 양자 TV 토론에 제동을 건 데 따른 것입니다.
지난 24일 안 후보는 "선거 40일을 앞두고 설날 직전에 양자 토론이 이뤄지면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두 사람만 있는 것처럼 구도가 설정된다"며 지상파 방송 3사를 상대로 '양자 TV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이에 어제(26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박병태 수석부장판사)는 KBS·MBC·SBS 등 지상파 3사 방송사가 안 후보를 제외한 채 방송 토론회를 실시·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습니다.
재판부는 "방송토론회가 선거운동에 미치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며 양자 토론회에 대해 "정당성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방송국 재량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봐야 한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성 의원은 "법원의 가처분 취지는 방송사 초청 토론회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라며 "방송 3사의 공동 중계가 아니고 양자 토론을 하는 것은 (법원의 결정에도) 문제없지 않나. 이미 (민주당과) 양자토론 합의가 됐으니 방송사 공동중계 없이 양자토론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후보 또한 기자들에게 "공영 매체가 초청하는 식의 양자토론은 곤란하다는 법원 판결을 존중하면서 양당이 합의한 사항(양자토론)은 하자는 취지"라고 전했습니다.
윤 후보는 "다른 후보와도 다양한 형태로 토론 제안이 온다면 특별히 배제하고 이럴 생각 없이 원칙에 따라 할 생각"이라며 4자 토론 참석 의향에 대해서는 "당에 계신 분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박주민 민주당 선대위 방송토론콘텐츠 단장은 "양자 토론이 필요하면 병행해서 진행하겠다"면서도 "양자 토론으로 4자 토론을 회피하진 않았으면 한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박 단장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문을 보면 공직선거법상 '5% 지지율 나오는 후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규정을 들고 있다"며 "목전에 다다른 4자 토론을 하고 양자 토론을 하면 (무산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그런 것을 고려하면 좋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심 후보는 "윤 후보님. 심상정은 물지 않습니다. 그러니 도망가지 마시고 4자 토론에 나오셔도 괜찮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어제 법원은 합리적 근거 없는 양자 토론이 평등권과 공직선거법상 토론회 참여권,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였음을 명확히 밝혔다"면서 "늘 법대로 하겠다는 윤 후보께서 왜 토론은 법대로 못하겠다는 겁니까"라고 비꼬았습니다.
그러면서 "불리하다 싶으면 탈법하고, 민주주의마저 부정하는 게 윤석열의 공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도 "법원의 결정에도 따르지 않겠다는 오만함의 극치"라며 "문재인 정권에 맞섰다는 것 하나로 제1야당 후보가 된 분에게 어울리지 않는 당당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현행 공직선거법상 대선 후보 TV토론은 ▲ 국회 의석수 5석 이상 정당의 후보 ▲ 직전 대선 3% 이상 득표한 후보 ▲ 이전 총선 또는 지방선거 비례대표 선거에서 3% 이상 받은 정당의 후보 ▲ 선거 운동 기간 시작 전 한 달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 5% 이상인 후보면 참여가 가능합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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