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베일 벗은 선상혁, 멈추지 않았던 '노력'

정병민 2022. 1. 2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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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대를 모았던 SK의 신인 선상혁(205cm, C)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SK는 지난 26일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1~2022 KBL D리그에서 수원 KT를 105-98로 꺾고 5할 승률을 회복했다.

SK는 이날 1쿼터 장문호(195cm, F)-임현택(196cm, F)-선상혁으로 이어진 장신 포워드 라인을 앞세워 KT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그중 단연 돋보인 건 KBL 데뷔 전을 가진 선상혁이었다.

선상혁은 첫 경기였음에도 동료들과의 공수 조직력과 호흡이 완벽했다. 물샐틈없었다. 그는 오랜 시간 동료들과 함께해왔던 선수처럼 빠르게 SK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그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코트 위에서 당차게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 또 본인에게 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골밑으로 뛰어들었고 높이를 앞세워 수원 KT의 인사이드를 폭격했다.

선상혁은 이날 25분 28초 동안 22점 17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작성하며 팀 승리 일등공신이 됐다. 무엇보다 공격 리바운드를 7개나 걷어내며 대학무대에서 보였던 본인의 최고 강점을 데뷔 전에서도 유감없이 뽐냈다. 선상혁과 장문호, 트윈타워를 앞세운 SK는 5승5패를 기록하며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 선상혁은 “프로 입단 후 오랜 기간 경기를 못 뛰어서 답답했다. 답답했던 만큼 잘 준비해 데뷔 전을 치렀는데 너무 좋았다”며 KBL 데뷔 전 소감을 말했다.

선상혁은 대학무대에서 독보적인 중앙대 에이스, 205cm의 큰 신장에서 나오는 정확한 슛으로 가치가 매우 높았다. 그뿐만 아니라 슛 비거리도 길어 현대 농구 트렌드에 딱 맞는 퍼즐이었다. 

 

기존 대로였다면 선상혁은 다가오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 참가 예정 선수이다. 하지만 그는 3학년임에도 1년 일찍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내며 얼리 엔트리를 선언했다.

2022년도 드래프트에 나섰다면 유력하게 1순위로 프로로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일찍이 프로 세계의 문을 두드리며 6번째로 SK의 유니폼을 입었다.

대학무대에선 인사이드가 본인의 놀이터였지만 프로는 너무나 달랐다. 무엇보다 두터운 SK 포워드진의 경쟁을 이겨내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무릎 부상 이슈가 감돌며 출전 기회조차 잡기가 어려웠다. 선상혁은 D리그에서부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며 천천히 정진하고 있었다.

선상혁은 “100%로 따지면 80%까지 몸 상태가 올라왔다. 현재도 웨이트와 재활을 병행하고 있다. 프로에 와서 체중을 5~7kg 감량했다. 대학 때 보였던 둔한 모습을 없애고 싶었다. 또 SK가 뛰는 농구와 속공 위주로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더욱이 체중 감량에 만전을 기했다”고 말했다.

말을 이어간 선상혁은 “오늘 처음으로 형들과 맞춰보고 뛰었다. 개인적으로 욕심부리지 않고 궂은일과 패스, 스크린 위주로 플레이한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 형들도 제 찬스를 잘 살펴주셨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중앙대 선수 신분으로 마주했던 SK와 SK의 일원이 되어 직접 체감한 SK 어떠한 차이가 있었을까.

선상혁은 “SK의 속공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잘 돼있다. 직접 와보니 속공은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그 이상으로 뛰어야 됐다. 1번에서 5번까지 본인의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고 달려야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선상혁과 같은 해 데뷔한 이원석, 하윤기, 이정현을 포함한 많은 1라운드 신인들이 힘차게 정규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다. 하지만 선상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동기들의 활약상을 지켜볼 뿐이었다. 아쉬울 법도 했다.

이에 “프로에 입단하고 나서 너무 뛰고 싶었다. 조급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지금 당장 뛰는 것보다는 미래를 위해 완벽히 몸을 만들고 준비하는 게 너를 위한 것이다고 말씀하셨다. 그 한마디가 많은 위로가 됐다. 시간이 흐르고 마음을 놓으니 스스로 편해졌다(웃음). 언제 기회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이날 SK는 선상혁의 존재감도 대단했지만 장문호의 활약을 빼놓고는 승리를 논할 수 없다. 장문호는 26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본인 D리그 커리어 하이를 새로 갱신했다.

선상혁도 이를 매우 기뻐했다. 선상혁은 “SK와서 정말 많은 형들이 잘해줬는데 특히, (장)문호형이 훈련할 때나 시합 때 높은 텐션으로 잘 이끌어주셨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잘해주셔서 닮고 싶다. 현재의 제 롤 모델이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선상혁은 데뷔 전 최고의 활약을 펼쳤음에도 끝까지 겸손한 모습이었다. 인터뷰를 시작할 때부터 종료할 때까지 그의 입에선 노력이란 단어가 끊이질 않았다. 신인을 포함한 모든 선수가 무한한 노력과 발전을 하고 있기에 현재의 SK가 더욱 고공행진을 펼치는 듯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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