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또 문화 검열..영화 '파이트 클럽' 결말 23년만에 재창조

이진경 인턴 2022. 1. 2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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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유명 영화 '파이트 클럽(Fight Club)'이 중국에서 전혀 다른 결말로 상영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중국의 문화 검열을 피해 가지 못한 영화 '파이트 클럽'은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턴이 주연한 스릴러로 1999년 개봉 직후부터 지금까지 시네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작품으로, 국내에서 2016년에 재개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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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결말 5분 삭제, 자막 추가…전혀 다른 결말 내용
전체 러닝타임 12분 단축, 누리꾼 "너무 우습다"
중국 영화 등급 심의제 없어, 당국 직접 검열해
中톈안먼, 성소수자, 폭력, 음란 관련 장면 삭제


[서울=뉴시스] 이진경 인턴 기자 =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유명 영화 '파이트 클럽(Fight Club)'이 중국에서 전혀 다른 결말로 상영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현재 중국 동영상 플랫폼 텐센트비디오를 통해 중국에 서비스되는 파이트 클럽은 전체 러닝타임이 12분가량 줄어든 버전으로 알려졌다. 해당 버전은 결말 주요 부분 5분가량이 삭제되고, 전혀 다른 내용의 자막으로 결말 부분을 대체했다고 전해졌다.

주인공이 자신에게 총을 쏘는 장면과 건물을 폭파하며 테러에 성공하는 장면을 들어내고 까만 화면을 채워 넣었다. 까만 화면에 추가된 자막은 극 중에서 경찰이 모든 범죄자를 체포해 이들의 음모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며, 원작과는 전혀 다른 교훈을 주는 결말을 담고 있다.

이는 당국의 문화 검열 작업의 일환이라며 현지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편집된 결말로 해당 영화를 서비스 중인 텐센트비디오에는 "이 (편집은) 너무 우습다"라며 "영화사에 있어 '수치의 기둥(pillar of shame)'이다"라고 비난하는 댓글이 달렸다.

이어 현지 소셜미디어(SNS)에서도 해당 결말을 두고 뜨거운 논쟁이 일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일부 누리꾼은 "차라리 이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 게 낫다"며 "완전히 다른 결말을 창조한 것은 너무했다"고 당국의 조치를 규탄했다.

해당 편집본이 만들어진 경위와 시기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 없지만, 중국에서 외화를 지나치게 검열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CNN은 보도했다.

중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작품은 여지없이 검열 대상이 되며, 성 소수자의 이야기가 나오거나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등 중국 내에서 금기시하는 주제를 묘사하는 콘텐츠는 모두 검열된다고 전해졌다.

CNN은 현재 중국에 영화 등급 심의제가 없기 때문에 당국이 자체적으로 검열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한 영화 제작자는 "당국이 삭제 장면을 구체적으로 요청할 때도 있다"며 "(삭제 대상은) 대부분 폭력적이거나 음란한 장면이고, 악당이 승리해서는 안 된다는 가치와 관련된 장면"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전했다.

중국은 지난 2019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를 개봉할 때도 프레디 머큐리의 성적 지향이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진단 관련 내용 등을 삭제하고 공개했다.

미국 유명 시리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도 지나친 선정성과 폭력성을 이유로 주요 장면들이 대거 편집돼 텐센트에 공개된 바 있다. 이에 일부 텐센트 비디오 사용자들은 "중세 유럽 성(城) 다큐멘터리가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당국 검열의 여파로 1994년부터 2019년까지 아카데미 작풍상 수상작 26편 중 중국에서 상영된 영화는 9편에 그쳤다.

앞서 파이트 클럽 중국 DVD 판권을 10여 년 전에 구매했다고 알려진 중국 회사 '퍼시픽오디오앤비디오(Pacific Audio&Video)' 관계자는 현재 판권 소유주는 당사가 아니라고 밝혔다.

중국의 문화 검열을 피해 가지 못한 영화 '파이트 클럽'은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턴이 주연한 스릴러로 1999년 개봉 직후부터 지금까지 시네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작품으로, 국내에서 2016년에 재개봉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g201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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