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에서 AI 없으면 사람 뽑기 힘들다는데
비누, 로션 등을 생산하는 생활용품 회사 유니레버 입사 지원자들은 지원 후 최종 면접을 보기 전까지는 회사 사람을 만날 수 없다. 지원서 접수 후 3~4단계에 이르는 전형을 모두 인공지능(AI)이 진행하기 때문이다. AI가 지원서를 분석해 서류 합격자를 뽑고, 서류 합격자가 온라인으로 특정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 등을 분석해 최종 면접 대상자를 추려낸다. AI 채용을 도입한 후 원래 4∼6개월 걸리던 채용 기간이 4주 정도로 줄었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미국 기업들이 인재 채용 속도를 높이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미국 자영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중소기업 가운데 51%는 직원을 고용하려 해도 사람을 찾지 못하는 형편이다. 예전처럼 지원자 서류를 받아 직접 검토하고, 다시 약속을 잡아 몇 차례씩 면접을 보면서 최소 몇 주 혹은 몇 달을 허비했다간 경쟁사에 인재를 빼앗길 공산이 크다. 한 트럭 운송회사 인사 담당자는 “채용 초기 단계 지원자와의 간단한 소통은 AI에 맡기고 있다”며 “코로나로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트럭 운전자 수요가 급증한 반면 운전자 수가 부족하다 보니 채용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채용 AI에는 대화형 소프트웨어가 깔려 있어 언제 어느 때나 지원자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채용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채용이 결정된 이후 AI가 간단한 신입사원 교육을 맡아 회사 연혁과 조직 구성, 시설 등을 안내해주기도 한다.
채용에 AI를 활용하는 경우는 우리나라에서도 늘고 있다. 채용 시간 단축보다는, 채용 과정에서 사람의 개입을 줄여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려는 목적이 주다. AI가 평가하는 채용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견해도 있지만, AI가 면접자의 태도나 표현하는 능력 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AI 채용을 진행한 국내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AI가 호감도가 높다고 판단한 사람을 면접 봤더니 겸손하지 못하거나 답변하면서 다리를 떠는 경우도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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