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릉숲 '복수초' 1월에 황금꽃..온난화로 20년 전 비해 한 달 빨라져

윤희일 선임기자 2022. 1. 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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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홍릉숲의 낙엽 속에서 피어난 복수초.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서울 홍릉숲의 복수초가 최근 황금색 꽃을 피웠다. 20년 전 2월 하순에 주로 피던 복수초가 한 달 정도 빨리 개화한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개화 시기가 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설날을 닷새 앞둔 지난 26일 서울 동대문구 소재 홍릉숲 내 복수초가 처음으로 노란 꽃잎을 피웠다고 27일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 생물계절조사팀이 복수초 개화 특성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복수초의 평균 개화 시기가 예전에 비해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홍릉숲 내 복수초의 평균 개화 일자는 1월24일로 조사됐다. 이는 10년 전(2007년∼2016년) 평균 개화 일자인 2월12일, 20년 전(1997년∼2006년) 평균 개화 일자인 2월25일에 비해 한 달 이상 빨라진 것이다.

복수초는 개화 직전 20일 동안의 기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올해의 경우 1월 중순까지 기온이 평년에 비해 0.6℃ 가까이 낮았지만, 지난 주말 기온이 급격히 상승해 개화 온도에 이르는 기간이 짧아지면서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산림과학원은 분석했다. 1985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1월에 개화가 관측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김수진 산림과학원 연구사는 “2015년 1월 개화가 처음 관측된 이후 2018년(2월19일)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1월 개화가 관측되고 있다”면서 “지구온난화에 따라 겨울 기온이 오르는 게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기온이 지금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런 날씨가 이어진다면 낙엽 아래 숨어 있는 다른 복수초들이 차례로 황금색 꽃망울을 터뜨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복수초는 이른 아침에 꽃잎을 닫고 있다가 일출과 함께 꽃잎을 활짝 펼친다. 이때문에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복수초(福壽草)’라는 이름에는 ‘복(福)’과 ‘장수(壽)’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의 바람이 담겨있다.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다. 이 꽃은 ‘눈 속에서 꽃이 핀다’고 해서 설연화(雪蓮花), ‘얼음 사이에서 꽃이 핀다’고 해서 ‘빙리화(氷里花)’ 또는 ‘얼음꽃’ 등의 이름도 갖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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