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시피 붙잡았지만 100억에 떠난 절친.."FA는 최고의 권리, 응원하겠다"

이후광 2022. 1. 27.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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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붙잡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절친의 앞길을 막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전화인터뷰에서 "건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FA는 선수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권리다. 남고 싶은 마음이 컸을지라도 FA가 인생에 한 번밖에 오지 않는 기회일 수 있다. 좋은 대우를 받고 간만큼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친구의 성공적인 앞날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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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시절 박건우(좌)와 정수빈 / OSEN DB

[OSEN=이후광 기자] 끝까지 붙잡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절친의 앞길을 막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친구를 먼저 생각했기에 조금은 서운해도 떠난 그의 앞날을 응원하기로 했다.

지난달 NC와 6년 총액 100억원에 FA 계약하며 정든 두산을 떠난 박건우(32). 그는 지난 26일 비대면으로 개최된 NC 입단식에서 절친 정수빈과 허경민의 간절한 잔류 요청에도 이적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전했다.

박건우, 정수빈, 허경민은 1990년생 동갑내기로, 지난 2009년 나란히 두산에 입단해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었다. 출신학교, 지명순위에 데뷔 시기까지 모두 달랐지만 서로 의지하며 이른바 90트리오를 결성했고, 아기 곰에서 팀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해 KBO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90트리오는 2020시즌 뒤 정수빈, 허경민이 나란히 FA 자격을 얻으며 첫 번째 해체 위기를 맞이했다. 다행히 허경민이 먼저 잔류를 확정지은 뒤 정수빈 설득에 성공하며 동행을 연장했지만 1년 후 FA가 된 박건우의 새로운 도전으로 90트리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박건우는 “내가 선택을 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장이 열리니 그게 아니었다. 에이전트를 따라야하는 것도 있고, NC가 너무 좋은 제안을 했다”며 “(정)수빈이, (허)경민이가 울다시피 나를 잡았다. 두산을 떠나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또 막상 계약을 하니 가장 축하해준 선수가 수빈이, 경민이었다”라고 말했다.

NC 박건우 입단식 / NC 다이노스 제공

그렇다면 정수빈의 진짜 속마음은 어땠을까. 그는 전화인터뷰에서 “건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FA는 선수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권리다. 남고 싶은 마음이 컸을지라도 FA가 인생에 한 번밖에 오지 않는 기회일 수 있다. 좋은 대우를 받고 간만큼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친구의 성공적인 앞날을 기원했다.

자연스럽게 올 시즌 두산의 최대 과제는 박건우 공백 메우기가 됐다. 좌익수 김재환, 중견수 정수빈과 함께 막강 외야를 꾸릴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

정수빈은 “건우가 우리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정말 컸다. 좋은 선수가 1명 또 빠져나갔기 때문에 팀에 대한 평가가 박해질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매 년 전력 유출에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써낸 두산이다. 올해도 김인태, 조수행, 김대한, 안권수 등이 화수분야구의 새로운 주인공이 되기 위해 벌써부터 준비를 하고 있다.

정수빈은 “매 년 좋은 선수가 빠져나갔지만 우리는 항상 이겨내 왔다”며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 건우 빈자리도 잘 메울 것이다. 건우가 없지만 그만큼 기회가 생겼다. 모두가 ‘내가 주전’이라는 생각을 갖고 뛰면 될 것 같다”고 바라봤다.

지난해 FA 계약 첫해를 맞아 전반기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정수빈도 올해는 시즌 내내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 그는 “(김)재환이 형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만 잘하면 된다”며 “아프지 않고 풀타임 시즌을 뛰는 게 목표다. 꾸준히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반등을 다짐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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