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원 들인 춘천시청 실내 정원, 반년 만에 애물단지 전락

김문영 2022. 1. 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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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춘천] [앵커]

춘천시는 지난해 6월, 국비 등 10억 원을 들여 청사 안에 실내정원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만든 지 반년 만에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김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춘천시청 입구에 마련된 실내정원 '녹색벽'입니다.

화초가 있던 자리가 듬성듬성 구멍 나 있습니다.

갈색 코르크보드가 곳곳에 속을 드러냈습니다.

6달 전과 비교해보면 맨 아랫부분이 비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속 안을 들춰보면 바스락거리는 마른 잎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직원들은 말라 죽은 잎들을 자르고 걷어내느라 분주합니다.

20리터짜리 쓰레기 봉투가 금세 채워집니다.

춘천시청 실내정원이 첫선을 보인 건 지난해 6월.

외국산 화초 25종, 11,000본을 시청 1, 2층 벽 등에 심어 실내공간 500㎡를 꾸미는데 10억 원의 예산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반년 만에 일부가 말라 죽고 있는 겁니다.

[이삼국/춘천시 후평동 : "10억을 들였으니까 10억의 가치를 느꼈으면 좋겠다는 얘기죠. 오랫동안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덥고 습한 데 사는 열대식물 특성상 온도나 습도 등 생육환경이 맞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춘천시는 부랴부랴 온습도 조절에 쓸 가습기와 LED 조명 27대를 추가로 사들였습니다.

[서대원/춘천시 청사관리담당 : "중앙난방이기 때문에 한 곳에서 온도와 습도를 조정해요. 그래서 각 식물의 특성에 맞게끔 조절할 수 없어서 그게 참 힘들 것 같습니다."]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실내정원을 조성한 업체가 무료로 보수해 주는 기간이 이제 6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6월이 지나면 관리 책임이 오롯이 춘천시로 돌아옵니다.

이 때문에 춘천시는 실내정원을 꾸민 화초를 저렴한 국내 수종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김문영 기자 (my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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