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은 도심 숲이 돈도 벌어주네

백승목 기자 2022. 1. 2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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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포항 ‘해도 도시숲’, 온실가스 배출 거래권 획득…국내 6번째
철강공단 인근에 조성해 미세먼지도 차단…1석3조 효과 올려

하늘에서 내려다본 포항 해도 도시숲. 이 숲은 최근 국내 6번째 온실가스 배출 거래권을 획득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가 추진해온 도시숲 조성이 온실가스 저감·휴식처 제공·도시경관 개선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포항시는 26일 남구 해도근린공원에 조성한 ‘해도 도시숲’이 제42차 국가 배출량 인증위원회‘에서 온실가스 배출 거래권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배출권 거래제는 온실가스 배출기업에 연간 정해진 배출량을 할당하고, 배출량 부족분 또는 초과분에 대한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이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세계 여러 나라가 시행 중인 탄소 저감정책이며, 한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체결 이후 도입했다.

국내에서 온실가스 배출 거래권을 획득한 곳은 전북 새만금 방풍림, 강원 인제 가로수, 순천만국가정원 등 5곳뿐이다. 포항 해도 도시숲은 이번에 신규로 거래권을 획득했다.

숲은 대부분 도심과 멀리 떨어진 산악·해안·늪 지대에 조성돼 있지만 포항 해도 도시숲은 철강공단과의 거리가 불과 300~400m 떨어진 도심에 위치해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도 도시숲은 원래 근린공원 부지에 조성된 잔디밭 수준이었다. 포항시는 철강공단으로부터 유입되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2018년 5월부터 2020년 6월까지 8만4000여㎡에 장송(큰소나무)·대왕참나무·동백·수국·장미 등 각종 나무와 꽃 35종 9만6000여그루를 심었다.

철강공단 노동자 김원석씨(50)는 “점신시간을 이용해 도시숲 근처 식당에서 식사한 뒤 커피 한잔을 들고 맑은 공기를 즐기며 숲을 거니는 재미가 솔솔하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배출 거래권을 획득하면서 해도 도시숲은 2700여만원의 수익이 생겼다. 현재 배출 거래가(1t당 3만4600원)를 기준으로 연간 26t씩 2051년까지 30년간 총 780t의 탄소흡수량을 인증받은 것을 계산한 수익금이다.

정성진 포항시그린웨이추진과 녹지정책팀장은 “향후 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되면 수익금은 앞으로 더 많이 생길 것”이라면서 “휴식처 제공과 도심 경관개선은 물론 탄소중립에 관한 시민의식을 높이는 데도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신규 배출 거래권 획득에 도전할 다른 도시숲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포항시는 철길숲·뱃머리마을 문화숲 등을 대상으로 배출 거래권 등록을 진행 중이다.

철길숲은 포항시 남구 효자동~북구 용흥동 구간의 옛 동해남부선 폐철길(12만여㎡)을 이용해 2015년 4월부터 2018년말까지 조성됐다. 모두 106종 21만여그루의 꽃과 나무를 심고 곳곳에 갤러리·음악분수·유아놀이숲 등을 만들어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뱃머리마을 문화숲은 2020년 4월부터 그해 연말까지 포항시 남구 상도동 일대(5만여㎡)에 34종 1만7000여그루의 꽃과 나무를 심었다.

이들 숲은 포항시가 도심 녹지공간 확보를 위해 시행한 ‘그린웨이 프로젝트’에 따라 조성됐다. 포항시는 이외에도 송도 솔밭 도시숲, 천만송이 장미도시 조성, 도심 하천 생태복원사업을 통해 2016년 이후 축구장 66개 규모(47만5700여㎡)의 도시숲을 만들었다.

시민 김희연씨(48·포항남구)는 “이제 포항은 공장 중심의 회색도시가 아니라 녹색도시로 거듭난 것 같다”고 말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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