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돋보기] '가죽 코트' 금지령 왜?..패션 아이콘 리설주

입력 2022. 1. 2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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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북한 지도부가 가죽 코트를 입은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는데요. 북한 주민들 사이에 모조 가죽 코트가 인기를 끌자 북한 당국이 단속에 나섰다고 합니다. 오늘<평양 돋보기>에서는 북한의 패션을 다뤄봅니다. 외교안보팀 김지영 기자 나왔습니다.

【 질문 1 】 가죽 코트 금지령이 내려졌다고요? 김 위원장과 선택된 사람들만 입는 그런 상징이라고 봐야 할까요?

【 답변 1 】 2019년 가죽 코트 입은 김 위원장의 모습이 처음 공개된 이후 지난해 열병식에서 김여정·현송월 당 부부장, 조용원 당 비서가 가죽 코트를 입은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최근엔 김덕훈 내각 총리가 경제 현장을 시찰할 때 가죽 코트를 입었습니다.

가죽 코트가 김 위원장과 최측근만 입을 수 있는 권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으며 북한 주민 사이 값싼 모조품이 유행한 건데요.

하지만 최고 존엄 권위에 도전하는 불순한 동향이라며 북한 당국은 단속에 나섰습니다.

【 질문 2 】 그런데 반대로 '최고 존엄'이라는 김 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가 등장한 적도 있었잖아요?

【 답변 2 】 맞습니다. 지난해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서 당시 지휘자가 김 위원장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어 화제가 됐었죠.

북한에서는 최고 존엄의 얼굴이 옷에 그려진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때문에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인민에게 다가가려는 친인민적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 질문 3 】 김 기자, 그러면 실제 북한 주민들의 패션은 어떤가요? 우리처럼 유행이라는 게 있나요?

【 답변 3 】 물론입니다. 현재 북한의 유행을 주도하는 건 바로 김정은 일가입니다.

리설주는 2012년 첫 등장과 동시에 북한 여성의 선망의 대상이 되며 '패션의표본'으로 떠올랐습니다.

리설주의 명품 사랑으로 여성들 사이에선 짝퉁 명품이 유행하고 바지를 입은 모습이 공개되자 여성의 바지 착용이 허용됐습니다.

처음엔 화려한 무늬와 색상, 또 가슴이 파인 원피스를 입은 모습으로 북한 사회에 파격으로 다가왔지만 점차 북한이 권장하는 공식 옷차림으로 정착했다는 평가입니다.

▶ 인터뷰 : 박계리 / 국립통일교육원 교수 - "최근의 리설주는 사회주의가 원하는 전형적인 옷차림을 아주 세련되게 연출하면서 등장하고 있어요. 패션을 따라 배우고 싶은 사람이 북한 내부에 있게 되면 욕망을 받아주면서 컨트롤하기 굉장히 용이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 질문 4 】 하지만 일하는 여성에게 사랑받는 패션은 따로 있다면서요?

【 답변 4 】 바로 김여정 당 부부장입니다.

리설주와 달리 원피스나 화려한 의상이 아닌 항상 무채색의 단정한 투피스를 입습니다.

최근 북한 여성의 치마 길이가 짧아진 것도 바로 무릎 위로 짧아진 김 부부장의 옷차림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질문 5 】 그런데 처음부터 이렇게 옷차림이 자유롭진 않았을 텐데요?

【 답변 5 】 1990년대까지 배급제였던 북한 주민의 옷은 통일된 인민복과 한복 등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경제난으로 국가 공급이 중단되고 주민이 직접 옷을 사고파는 장마당이 생기면서 중국과 일본, 한국 등 외국 제품이 유입됐고 이를 본뜬 값싼 가공옷이 유통되며 2000년 전후 북한의 옷은 다양해집니다.

▶ 인터뷰 : 양복점 직원(2020년 조선중앙TV) - "이번에 우리 양복점에서는 젊은 여성들과 중년의 남성들이 좋아하는 새로운 형태의 옷들을 만들었습니다."

【 질문 6 】 그렇다고 북한 체제 특성상 모든 옷이 허용되진 않을 것 같은데요?

【 답변 6 】 옷차림 규제는 당연히 존재합니다.

북한은 노동신문에 "자본주의 스타일을 박멸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경고하며 실제 거리에서 수시로 옷차림을 단속합니다.

몸에 붙는 스키니진, 꽁지머리·맥가이버 머리로 불리는 멀릿 헤어, 피어싱 등은 서구 자본주의 패션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대신 15개의 사회주의 스타일 머리 모양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자본주의 패션은 규제하면서 김정은 지도자 일가가 유행의 중심이라는 점이 흥미롭네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김지영 기자 gutjy@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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