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장 "비금융 진출 '빅테크 장벽' 없애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26일 온라인 신년기자간담회에서 "금융의 비금융 진출이나 마이데이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 제공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26일 "금융의 비금융 진출이나 마이데이터 제도 등을 개선해야만 앞으로 공정한 경쟁 기반 하에서 은행권도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빅테크와의 경쟁에선 결국 비금융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기울어진 운동장'인 규제를 바꿔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규제 개선과 금리인상기 은행의 사회적 역할, 데이터 경쟁력 확보, 금융회사의 경영 구조 업무 완화 및 은행연합회 인터넷 은행 관련 조직 신설 여부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먼저 "취임 후 1년 간 은행업권은 은행의 비금융 진출이나 자회사 정보 공유를 제약하는 규제 개선을 주장해와 금융당국에 의견을 전달해왔다"며 "금융당국은 은행의 겸영·부수 업무 완화와 정보 공유 문제에 대해 검토하는 등 성과를 냈다"고 운을 뗐다.

김 회장은 "현행 규제 체계상 은행의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하기 불리한 상황"이라며 "빅테크는 전자금융법이나 인터넷은행법을 통해 금융업에 이미 진출하고 있지만 은행의 비금융 진출은 여전히 극히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올해 본격 도입된 마이데이터 제도도 은행에 불리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마이데이터 제도에서 은행들은 가장 비밀스러운 정보인 적요(이체 및 송금 내역)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빅테크의 상거래 정보는 대분류만 있고, 그나마도 대부분 기타로 처리해 은행 입장에선 사실상 의미 있는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은행의 부수업무를 확대해 종합 자산 관리 기능을 강화할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적극 의견을 개진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의 핀테크나 생활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비금융회사에 대한 15% 출자 제한을 완화해 은행이 본격적으로 금융과 비금융을 융합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국민께 선보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법은 은행의 비금융회사 출자 한도를 15%로 제한하고 있다.

이날 김 회장은 사이버 리스크 우려에 대한 대응책도 내놨다. 그는 "급격한 디지털 전환에 따라 새롭게 발생한 리스크 대비가 시급하다"며 "은행권은 데이터 보안이나 개인 정보 보호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나 가상자산업 등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은행연합회 내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조직 신설 및 이사회 참여 여부에 대해 김 회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그 특수성을 고려해 이미 최근에 신설한 디지털 금융담당 조직을 중심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이사회 구성원을 변경하기 위해선 연합회 정관을 조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다른 사원은행 뿐 아니라 주무관청 등과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했다.

오는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종 금융 공약이 나오는 것을 놓고 김 회장은 "코로나19 금융 지원공약이나 불평등과 양극화 개선을 위한 금융 공약에 대해 필요성을 깊이 공감하지만 '금융산업 육성' 공약도 많이 보였으면 한다"고 전했다.문혜현기자 mo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