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시험문제 보내 "답안 보내라"..도쿄대생 능욕한 여고생
일본에서 수학능력시험인 ‘대학입학 공통테스트’ 문제를 유출해 부정행위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26일 요미우리(讀賣) 신문에 따르면 공통테스트가 시행된 이달 15일, 정체불명의 인물이 ‘실력 테스트’라며 명문대생들에게 문제를 보낸 뒤 답을 보내도록 유도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사B 과목 문제를 찍은 사진이 시험 진행 중 외부로 유출됐고, 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받은 대학생들이 답안을 회신했다.
시험 문제를 전달받은 도쿄대 학생 A씨(19)는 “고교 2학년 여학생이라고 밝힌 인물이 ‘내년 입시를 위해 (가정교사로서) 당신의 실력을 시험해보고 싶다’며 문제를 풀어 답안을 보내도록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달 가정교사 소개 사이트를 통해 의뢰자를 알게 됐다.
A씨는 ‘지리역사ㆍ공민’ 시험이 진행 중이던 15일 오전 11시 6분쯤 통신 애플리케이션인 스카이프로 세계사B 시험문제가 담긴 사진 20장을 받았다. 그는 19문제 중 14문제의 답안을 오전 11시 28분, 11시 39분 두 차례에 걸쳐 보냈다. 해당 교과 시험은 이날 오전 11시 40분까지 진행됐으며 이 중에 한 과목이 세계사B다.
다른 도쿄대 학생 B씨(21)는 11시 8분에 문제 사진 10장을 받았고, 11시 26분까지 답안을 보냈다. 이들이 사진으로 받은 문제는 올해 공통테스트 문제와 일치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의뢰자는 같은 날 오후에도 A씨에게 국어 과목의 ‘현대문’ 문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했고, 이후에는 영어 과목 문제도 답안을 보내라고 요청했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A씨는 “이 결과는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냐”고 물었으나 “미안하다. 일단 현대문을 빼고 부탁한다”는 답이 왔고, 이후 연락이 끊겼다.
B씨 역시 이날 오후 현대문 문제를 풀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에 “올해 공통테스트 문제냐”고 물었더니 답장이 오지 않았다.
대학입시센터는 도쿄대생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후 경찰에 신고했다. 공통테스트 시험장에서 수험생이 스마트폰 등 통신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문제가 시험 도중에 유출된 경위나 도쿄대생이 보낸 답안이 누군가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실제로 사용됐는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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