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아이돌학교 진상규명위 "CJENM,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하길"

[스포츠경향]

Mnet 제공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 CP(책임 프로듀서) A씨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은 가운데, 아이돌학교 투표조작 의혹 진상규명위원회가 입장을 밝혔다.

아이돌학교 투표조작 의혹 진상규명위원회 측은 26일 공식 입장을 내고 “아이돌학교는 전대미문의 문제적 방송프로그램”이라며 “수사와 재판이라는 강제적 수단을 통해서야 수많은 의혹 중에서 문자투표조작 사기에 관한 진실 일부만이 밝혀졌고, 관련 피고인들이 대표적으로 처벌 받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변론과정에서도 피고인 측은 수차례에 걸친 허위주장과 변명으로 피해자들을 고통스럽게 했다”며 “사건의 진상규명과정에서 피해자들의 막대한 정신적· 물리적 소모만 있었을 뿐, 피고인과 방송의 관리감독 주체인 CJENM의 노력이라고는 전무했다”고 전했다.

진상규명위는 “CJENM은 피고인 일부가 수감생활을 한다고 사건이 종결되었고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피해자가 보상은커녕, 사과 한마디조차 듣지 못했다는 점부터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이들은 “CJENM과 피고인들이 임해왔던 태도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기에, 이 사건 피해자들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책임을 다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더 이상 피해자들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도록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여 실행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부장판사 김예영 장성학 장윤선)는 ‘아이돌학교’ 시청자 투표 조작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CP A씨에게 징역 8개월, Mnet 전 제작국장 겸 본부장 B씨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CP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아이돌학교’ 일부 회차에서는 투표 결과가 발표되지 않아 업무방해 등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감형된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1심에서 방조범으로 판단된 Mnet 전 제작국장 겸 본부장 B씨는 당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는 공범으로 인정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B씨가 제작국장으로서 CP A씨의 보고를 받아 프로그램의 큰 틀에서 방향을 설명했다”며 최종 데뷔 조 선정은 CP A씨가 단독 결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비추어 B씨를 공동정범으로 판단했다. 이어 “유료 문자 투표에 참여한 시청자에게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며 “아이돌 지망생이었던 출연자에게도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실질적으로 가장 큰 피해자로 보이는 출연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의사를 밝혔으나, 해당 출연자는 아직 충분한 유행을 얻지 못해 방송사나 PD들과 전혀 대등하지 않은 관계이기에 합의 의사를 양형에 반영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6월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원중 부장판사는 CP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후 A씨는 법정 구속됐으며 투표 조작에 일부 가담한 혐의를 받는 Mnet 전 제작국장 겸 본부장 B씨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A씨에게 징역 1년 6월, B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한 검찰보다 낮은 형벌이었다.

이후 CP A씨와 Mnet 전 제작국장 겸 본부장 B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검찰도 뒤이어 항소장을 제출했다. 피고인 측은 지난해 9월 열린 항소심 첫 번째 공판에서 실제 1위를 차지했지만 조작으로 데뷔조(프로미스나인)에 들지 못 한 피해자와 합의 중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0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CP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함께 기소된 Mnet 전 제작국장 겸 본부장 B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하 아이돌학교 진상규명위 공식입장 전문.

아이돌학교는 전대미문의 문제적 방송프로그램입니다. 수사와 재판이라는 강제적 수단을 통해서야 수많은 의혹 중에서 문자투표조작 사기에 관한 진실 일부만이 밝혀졌고, 관련 피고인들이 대표적으로 처벌 받았을 뿐입니다.

그나마의 변론과정에서도 피고인 측은 수차례에 걸친 허위주장과 변명으로 피해자들을 고통스럽게 하였습니다. 사건의 진상규명과정에서 피해자들의 막대한 정신적· 물리적 소모만 있었을 뿐, 피고인과 방송의 관리감독 주체인 CJENM의 노력이라고는 ‘전무했다’. 하였습니다.

CJENM은 피고인 일부가 수감생활을 하였다 해서 ‘사건이 종결되었고 책임을 다하였다.’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CJENM이 아이돌학교 투표조작사건에 대하여 극단적으로 피동적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으로 대부분의 피해자가 보상은커녕, 사과 한마디조차 듣지 못하였다는 점부터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게다가 프로그램 홍보단계에서부터 기만 당했던 수천여명의 지원자들, 단절된 합숙환경에서 수십여명의 출연자들이 감당해야 했던 부당처우, 데뷔멤버 선발이전에 이뤄진 전속 및 양수도계약으로 인한 공정성 논란, CJENM의 사건은폐 의혹 등은 어느 것 하나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시청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았던 방송프로그램이 5년 동안이나 회자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CJENM과 피고인들이 임해왔던 태도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기에, 이 사건 피해자들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책임을 다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더 이상 피해자들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도록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여 실행하길 촉구합니다.

2022.01.26.

아이돌학교 진상규명위 일동

이재은 기자 rheelu@kyunghyang.com